4월에 퇴사 후 잠깐의 시간 동안 자기계발의 시간을 가졌다. 축구 지도자 자격증(KFA D급)을 취득하기도 했고, 주변 지인들과 캠핑을 가기도 했다.
그때까지는 부모님을 제외한 주변 지인들 대부분에게 내가 미국이민을 결정했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아니 안 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그냥 조용히 나는 내 주변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해 갔다.
그리고 얼추 1달이 남은 5월.
그제야 난 주변 지인들에게 미국행을 털어놨다.
대부분에 지인들은 내 미국행을 이해하고 응원해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들은 안정적인 한국을 두고 간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근데 나로서는 어차피 한국에서 이렇게 사는 삶이나, 이민자로서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삶이나 고생하는 것은 똑같았다.
잃을 것이 없는 자가 무섭다고 누군가 그랬던 것 같다. 근데 내가 딱 그 모양이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어 이곳에서 살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살든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2024년 6월 18일 나는 인천공항에 왔다.
아마 내 기억 속에 2024년 6월 18일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부모님과의 이별 그리고 즐겁게 지내던 사람들과의 이별….
또 일산 집에서 공항으로 오던 그 풍경들…
일산 우리 집에서 나와 자유로로 가던 대화역 사거리 그리고 자유로에서 인천공항으로 빠지는 일산 IC 인천공항 고속도로에서 공항으로 넘어가는 영종대교와 그날의 온도와 햇살.
그 모든 것을 최대한 눈에 담고 느끼며 나는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