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세상에 왜 태어났니 (임은영 에세이)
새벽 오늘 춥다.
입을 옷이 마땅히 없네.
어젯밤에 머리로 상상한 대로.
내가 원하면 하는 거야.
보람 보라지.
피해 주는 거 없어.
나는 너무 작고, 아들은 기골이 장대하다.
날은 춥고 달리기는 해야 하고 마땅히 입을 게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아들 깔깔이라도 입고 뛰기로 마음을 먹고 입었다.
따뜻하긴 했다.
근데 비주얼은 영 아니다.
이것도 내 혼자 시선이지.
내 꼴이 어떤들 누가 너에게 관심이 있으랴.
추운 것보단 났겠지.
옷이 너무 커서 어깨에 럭비공이 들어있는 모양새다.
그래도 달리면 기분도 좋아지고 건강해지고 얻는 게 더 많다.
못하고 후회하는 것보단 당당하게 하자.
후회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