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서 본다. 영화 <베스트 셀러>, <미저리>, <어떤 만남>, <비커밍 제인>, <클로저>, <지니어스>, <실화>를 비롯하여 가장 최근에 본 <싱글 인 서울>과 <아가일>까지, 영화에서 글 쓰는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얼마 전 작가가 나오는 두 편의 드라마를 보았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와 <로맨스는 별책부록>이다. 전작은 드라마 작가로 나오고 후자는 출판사가 배경이라 작가들이 많이 등장한다. 극 중에서 ‘작가님’이라는 말만 나와도 가슴이 콩닥거릴 정도로 내가 다 설렌다.
‘작가’라는 말을 내 생애에 들어볼 수 있을까 했는데 작년에 에세이를 한 권 출판하면서 사람들로부터 그 말을 가끔 듣는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작가’냐고 쑥스러워했다. 회색인간을 쓴 김동식 작가님의 신작 에세이에 그분도 처음에 그랬다는 말을 들으니 공감이 되었다. 나는 아직 작가는 아닌 것 같고 ‘저자’인 것 같다. ‘작가’라는 말을 들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책을 쓰고 싶다. 책이 된 나무들이 아깝지 않게 좋은 책을 말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작가’ 답게 세상에 하나뿐인 소설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