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를 2년 전 유튜브 영상으로 처음 만났다. 학급에 조용한 ADHD 증상을 가진 친구가 있어 영상들을 찾아보다가 발견했다. 그때만 해도 ADHD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을 주로 말하는 것으로 여겼다가 과잉행동보다는 주의력 결핍인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작가라고 소개되어 있었지만 그때는 책을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ADHD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책을 검색하다 이 책을 발견했다. 브런치에서 상을 받은 책이라고 되어 있었다. 책을 통해 문예창작과를 나왔음도 알았다. 문장이 위트 있고 수려하다.
자신이 ADHD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 우울함과 담배와 알코올 중독 증상이 있어 찾았던 정신과에서 새로운 병명을 들은 순간 놀라움과 절망감이 컸을 것 같다. ADHD의 증상 중 우울감과 중독이 잘 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돈 관리를 잘 못 하거나 정리정돈을 어려워하고, 대부분의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지만 특정한 일에는 과하게 집중하기도 한다. 사실 같은 병명을 가졌어도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나 보이는 증상이 서로 다르기도 하다. 처방하는 약이나 대처 방법도 조금씩 다를 것이다. 자신이 ADHD 성향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누구나 조금씩은 그런 기질을 지니고 있고 나도 의심한 적이 있다.
의도와 다르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소리에 민감하고, 정리정돈을 어려워하고, 할 일을 계획하지 못하거나 충동적으로 결정하고, 아플 줄 알면서 만지고, 새로운 자극에 즉각 반응하고, 앞뒤 가리지 않고 물건을 구매하는 일들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저자도 많은 시간 자책하거나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생각한다. 약을 먹으면서도 술을 같이 먹어 위험했던 적도 있고, 약을 제때 챙기지 못하기도 했다. 격주 토요일마다 진료실을 찾아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쓸 당시의 저자는 이전보다 훨씬 안정되었다. 글을 쓰는 것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책의 앞부분을 읽으며 내가 다 걱정이 될 정도로 힘든 생활을 했던 것이 무척 안타까웠지만 그녀의 고군분투와 안정된 현재를 읽으며 위안을 받았다. 평생 함께해야 할 ADHD를 거부하고 밀어내기보다 행복한 동행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문예창작과 출신이라 그런지 천재적인 ADHD의 기질 때문인지 기발한 비유와 톡톡 튀는 문장들이 읽은 재미를 더했다. 앞으로도 작가로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쓰시길 바란다. 학교에서 이런 아이들을 만났을 때 무례하다고 혼내기 보다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