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을 잘랐다

태권도 6회 차

by Kelly

금요일, 나 포함 다섯 명의 수련생이 관장님께 수업을 받았다. 흰띠는 여전히 나 혼자다. 지난주까지 함께 했던 흰 띠의 아가씨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아 불안하다. 검은띠 속에서 혼자 살아남기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이번에는 몸 풀기를 줄넘기로 했다. 7분인지 10분인지 잘 못 들었는데 중간에 걸릴 때를 제외하곤 계속 줄을 넘었다. 처음에는 모둠 뛰기로, 엑스자, 한 발 뛰기, 마지막에는 쌩쌩이까지 했다. 이상하게도 내 생애 동안 쌩쌩이 성공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번에는 하나는 했다. 두 번째에서 항상 걸렸다. 뛴 것도 아니고 단지 줄넘기만 했을 뿐인데 땀이 비 오듯 했다. 날갯죽지까지 오는 머리를 늘 하나로 묶고 가는데 머리숱이 많아서인지 머리가 길어서인지 아니면 고무줄이 느슨해서인지 머리가 계속 내려오고 머릿속까지 땀으로 가득했다.


발차기 날이어서 둘이 짝을 지어 미트를 들어주고 차며 연습했다. 앞차기 돌려차기.. 등을 20번씩 좌우 바꿔 가며 계속했다. 나와 짝이었던 여학생은 3단이어서인지 발차기를 정확한 자세로 엄청 높게 찼다. 스무 번을 쉬지 않고 바로 하는데 몸이 굉장히 가벼워 보였다. 계속 발차기를 하니 힘이 조금씩 빠지고, 머리는 산발이 되고, 속에 입은 두꺼운 티셔츠에 두꺼운 도복까지 입고 두꺼운 마스크로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했다.


마지막으로 한 줄로 서서 앞차기와 돌려차기 연습을 계속했다. 다들 발차기를 잘하는데 나는 한 번에 못 차고 돌려차기를 중간 과정을 넣느라 시간이 걸려 나 때문에 다른 분들 훈련 시간이 줄까 봐 걱정되었다. 그리고 더 높은 수준의 연습을 할 수도 있는데 초보인 나 때문에 하향 평준화해 훈련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 그나저나 한 시간 수련만에 땀범벅이 된 나는 머리를 좀 잘라야겠다고 결심했다.


토요일 몸이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근육이 뭉쳤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늘은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싹둑 잘랐다. 속에 입을 나시를 구입하고 마스크를 좀 얇은 걸로 끼고 가기로 했다.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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