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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y 18. 2024

콘서바토리 춘계 음악회

지난주 목요일 실내악 수업 중 교수님이 춘계음악회에 실내악 팀도 참가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바로 신청했다. 그동안 손 놓고 있었던 베토벤 스프링 소나타를 일주일 동안 만들 수 있을지 걱정되었지만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요즘 일정이 많아 무척이나 바쁜 가운데 짬을 내어 연습을 했다. 이번 학기 동안 짬짬이 연습하고 레슨도 한 번 받으며 꽤나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연주회 무대에 선다고 하니 교실에서 하던 거랑은 또 다른 부담이 있긴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틀리지 않고 연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연주회만 되면 평소에 잘 되던 것도 안 되는 게 문제였다. 


전에 입던 드레스 길이를 줄이고, 전날 머리도 하고, 연주회장으로 일찌감치 달려가 미리 예약한 연습실에서 피아노 선생님과 몇 번 맞춰 보았다. 이대로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섰는데 제자를 위해 참여하신 지휘법 지도하시는 성악 교수님까지 여러 분이 오셔서 평소보다 더 부담되었던 것 같다. 잘 돌아가던 손가락이 안 돌아가기도 하고, 활을 반대로 한 부분이 있어 당황하기도 했지만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했다. 


오늘 함께 연주한 피아노 전공자 분들과 성악하시는 분들이 너무 잘해서 나도 다음 학기에는 더 자신감 있게 연주하겠다고 다짐했다. 보내주신 영상을 보니 소리가 선명하지 않아 생각했던 것만큼 망한 연주는 아닌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하며 위안 삼았다. 만족스러운 연주는 없는 것 같다. 연주 후에 수업을 같이 듣고 함께 연주한 분들과 우리 동네에 와서(그분들 집은 더 멀어 우리 집이 가는 길에 있다)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고 오랜 시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동안 레슨만 받느라 아는 분이 없어 소속감이 덜했는데 수업을 함께 받으며 좋은 음악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되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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