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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un 23. 2024

설렘의 무대, 첫 하우스 콘서트

오케스트라 생긴 지 4년 만에 첫 하우스콘서트를 했다. 예전부터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첫걸음이 어려운 것 같다. 캠프도 시작이 어렵지 한번 하게 되면 계속 이어진다. 처음에는 신청이 별로 없다가 두세 팀이 신청하니 그 후부터 조금씩 늘었다. 총 11팀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마지막에 다 같이 한 곡을 연주하기로 했다. 참가자들끼리 따로 대화방을 만들어 서로 소통하고, 다른 일로 참가 못하시는 선생님이 프로그램지를 디자인해 주셨다. 간식 챙겨 오신 분, 플래카드 만들어 오신 분, 연주도 하지 않으면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온갖 일을 해주신 분... 셀 수 없는 숨은 도움의 손길들이 연주회를 만들었다.


첼로 파트장님과 피아노 전공이신 바이올린 파트 선생님이 아렌스키 트리오를 하기로 했다. 듣기는 했지만 해본 적 없는 곡이라 레슨을 두 번 받으며 계속 연습하고, 주말에 세 번 모여 연습했다. 할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었다. 정작 오늘 아침에는 미용실에 다녀와 어영부영하다 보니 연습을 많이 못하고 바로 연주회장으로 갔다. 비가 오는 중에도 속속 선생님들이 모여 리허설을 시작했다. 연주전용 홀이 아니어서 소리가 많이 퍼져 마이크를 사용하기로 했다. 우리 팀이 마지막 무대라 리허설도 마지막에 했는데 소리가 너무 지저분하게 나서 처음에 무척 당황해 앞부분을 엉망으로 했다. 연주가 시작되고 얼마나 걱정이 되는지 중간에 나가 2층에 올라가서 두어 번 연습했더니 자신감이 생겼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무대로 갔다. 리허설 때 없던 마이크를 설치했더니 첼로 소리도 잘 들리고 한결 마음이 편안했다. 리허설 때 앞부분을 너무 급하게 했던 터라 이번에는 여유 있게 하기로 해서 더 잘 되었던 것 같다. 평소보다 마음에 드는 연주는 아니었지만 큰 실수 없이 마친 것으로 감사했다. 큰 산을 하나 오른 느낌이었다. 단원의 가족 분들이 많이 오셔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다음에는 나도 가족을 초대해야겠다. 연습 과정을 지켜본 나는 매주 달라지는 선생님들의 연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역시 무대가 연습을 부른다. 이번 연주회로 선생님들이 큰 성장을 이루었으리라 믿는다.


집으로 돌아와 대화방에서 열띤 후기를 나누었다. 우리 트리오는 앞으로도 때때로 모여 트리오 곡을 연습하며 놀기로 했다. 아렌스키 트리오 탄생! 조만간 식사도 함께하기로 했다. 너무 좋은 선생님들과 재미있게 연주할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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