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을 모아 볼까 - 3월 4일 금요일

by Kelly

“선생님은 매년 스스로 체크판을 운영해 오고 있어요. 100칸짜리 종이판에 매일 과제를 다 하고 준비물 잘 갖추고 하루 동안 친구와 다투지 않고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하면 스스로 동그라미를 하나씩 쳐요. 100칸을 다 채우면 작은 선물을 드릴 거예요. 올해도 할까요?”

아이들에게 물었다.

“뭐라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정민이가 말한다. 아이들도 동의했다.

“그럼 체크판 나눠드릴게요. 학급 친구 모두가 20, 40, 60, 80 칸에 도착하면 자리를 바꾸고 영화를 보겠습니다. 모두가 80칸을 채운 날은 작은 파티를 해요.”

“와! 좋아요.”

아이들에게 판을 나눠주고 알림장에 붙이게 한다.

“대신 알림장을 안 가져와 체크판이 없을 때는 다음날 전날 것을 칠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매일 알림장 잘 가지고 다니세요. 친구에게 점수를 나눠주는 것은 안 됩니다. 자기 점수는 스스로 모으기!”

아이들은 알림장 공책 표지 안쪽에 포인트 카드를 붙였다. 이름하여 ‘티끌 모아 태산’이다. 조금 빳빳한(120g) 연보라색 A4에 인쇄했다. 한 페이지에 여섯 장이 들어간다. 잘라서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공동의 목표>

오래전 미군부대 안에 있는 미국 학교에 견학 간 적이 있습니다. 적은 수의 학생, 교실 가운데에 깔린 카펫에 앉은 아이들, 낮은 아이들 의자에 앉아 활동 내용을 설명하는 선생님… 인상적인 장면이 많았지만 그중 잊을 수 없었던 건 아이들 책상에 붙은 숫자가 적힌 종이입니다. 선생님이 칭찬의 말을 하자 아이들이 환한 얼굴로 책상 위 종이를 뒤집더니 연필로 번호 위에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나에게 유레카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후로 매년 어느 학년을 맡든 포인트판을 사용합니다. 심지어 6학년도 아주 소중하게 다루고 작은 것인데도 선물 고르는 걸 정말 행복해합니다. 알록달록하게 칠하는 아이, 하트 모양으로 칠하는 아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칸을 채웁니다. 가끔은 속이는 아이도 있지만 옆에 앉은 친구의 눈초리 때문에라도 정직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과제를 다 하면 스스로 체크하는 포인트판은 교사가 주는 스티커판과는 조금 다릅니다. 물론 이런 보상 없이도 잘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다 같이 목표에 도달했을 때 자리를 바꾸고 함께 영화를 보는 설렘을 아이들은 모두 즐깁니다. 공동의 목표는 활기찬 학급 운영의 윤활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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