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반 - 3월 3일 목요일

by Kelly

“어제 말했던 학급 이름 생각해 왔나요?”

아니요 반, 예 반. 뭐든지 반반이야. 반반반이라고 해야 하나?

“학습지의 빈 곳에 생각을 적어 보세요. 우리 반이 어떤 반이 되기를 원하는지, 그리고 원하는 학급 이름과 그 이유도 적어요.”

10분 후, 아이들과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한다.

“어떤 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이야기한다.

“잘 돕는 반이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반이요.”

“잘 노는 반이요.” 눈이 큰 아이, 연주가 말한다.

“잘 노는 것 중요하지요. 서로 돕는 건 정말 감동적이에요. 전에도 3학년을 한 적이 있는데 누구 한 명이 우유를 쏟으면 여기저기서 휴지를 든 아이들이 달려와 닦아주었어요. 우리 3학년 4반도 그런 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네!” 일단 대답을 잘한다. 합격!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있으면 평화로운 학급이 되겠지?

“지금부터 자신이 원하는 학급 이름과 이유를 발표할게요. 앉은 순서대로 하겠습니다. 혹시 아직 생각하지 못했으면 그렇다고 말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셋 중 한 명씩은 발표를 한다.

“좋은 향기가 나는 향기 반이요.”

“평범한 게 좋은 거니까 흔한 반이요.”

옆에 있던 아이들이 말한다. “평범한 게 뭐가 좋아? 특별한 게 좋은 거지?”

“아니거든.” 시끌시끌하다.

“친구의 의견을 존중해 주세요. 다음 친구!” “

“문어 반이요. 문어는 뇌가 아홉 개라서 엄청 똑똑하대요. 우리 반 친구들도 똑똑하게 자라면 좋겠어요.” 작고 귀여운 주남이 말한다. 동물을 좋아하는 주남이 다운 이름이다.

“우와! 좋다.” 아이들이 탄성을 지른다. 여자 아이들은 “징그러워!” 하고 말하기도 한다.

투표 끝에 22명 중 17표로 문어 반이 되었다.

“그럼 이제 캐릭터를 그리고 노래도 정해 볼까요? 문어 그리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요.”

“선생님, 노래는 ‘문어의 꿈’ 어때요?”

“좋아요!” 아이들이 모두 외친다.

“그럼 한번 불러 봅시다.”

유튜브로 노래를 찾아 튼다. 크레용으로 그린 귀여운 문어 그림이 등장하고 아이들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나는 문어 / 꿈을 꾸는 문어 / 꿈속에선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야 아아아아!” 아이들의 목소리가 더 커진다. 옆 반에 들릴 것 같은데.

“문어 반 구호도 생각해 보세요.”

종이에 몇 명의 아이들이 구호를 적고 발표했다. 그중 우리는 이렇게 정했다.

“생각하고 꿈꾸는, 사랑스런 문어 반!”

생각하고 꿈꾸는 사랑스런 문어들아. 일 년 동안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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