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몇 번이나 빌렸다가 반납하고 또 빌렸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읽지 않고 항상 그림만 대충 보았다. 이번에도 도서관에서 또 빌려왔다가 이 책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반납 기한을 놓쳐 연체가 되었다. 헌책으로 다시 구입해 반납하러 가기 전 드디어 읽어보았다. 특별할 건 없는 자신만의 소박한 루틴과 취향이 담겨 있다.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읽다 보면 나도 어딘가를 정리하고 싶고, 좋은 식재료로 요리하고 싶어 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쇼츠가 대세라 요리 쇼츠를 보면 마트로 달려가곤 한다. 그만큼 큰 힘을 가진 것 같다. 이런 책은 그 정도의 강력한 힘은 없지만 나의 전반적인 삶의 태도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동트기 전부터 집안일을 끝내고 차를 마시는 일상, 아침에 일어나면 환기부터 시키는 습관, 오래된 물건이라고 버리기보다는 다른 쓸모를 찾거나 고쳐 가며 쓰는 것, 제철에 맞는 식재료로 몸에 좋은 요리를 만드는 것, 때로는 냉장고에 남은 음식을 삶고 갈아 수프를 만드는 것. 배울 점이 많은 책이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이야기라 그릇이나 요리, 식재료가 낯설기도 하다. 요리 연구가이기도 한 이분이 소개하는 요리 중 내가 따라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단순한 삶을 즐기면서도 그릇을 사 모으고, 병을 씻어 모아두는 건 내게 별로 흥미 없는 일이기도 하다.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요리도 많이 하게 되고, 집을 청소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다. 청소나 요리가 일이 아닌 일상이 되어 숨 쉬듯 하게 되면 부담이 적어질까? 무슨 일이든 반복을 통해 루틴으로 자동화하면 일로 느껴지는 마음이 적어질 것 같다. 이왕 할 청소와 요리, 그리고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찾아 즐기면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