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져니. 작가의 이름도 재미난 이 책을 고성에 왔다가 북끝서점에 들러 구입했다. 고성 올 때마다 들르는 서점이다. 샘플만 있고 새 책이 없어 이번에도 샘플 책을 구입했다. 저번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책을 살 때 북끝서점을 박은 연필을 주셨다. 저번에 내가 내 책 이름을 새긴 연필 드린 걸 말씀드리니 그제야 나를 알아보셨다. “아, 태권도 책! 집에서 읽고 있어요.” 손님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을 텐데 이렇게라도 기억해 주시니 정말 감사했다.
많은 책들 중 이 책을 고른 건 가벼워서다. 밥 먹으러 가는 길이라 항상 무겁지 않은 책을 골랐던 것 같다. 게다가 귀여운 수채화 그림이 잔뜩 들어있다. 요즘 그림에 빠져있는 터라 예쁜 그림이 나를 사로잡은 것이다. 밥을 먹고 바닷가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 이 책을 펼쳤다. 무한 반복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으니 여기가 천국이다 싶었다. 제목처럼 말 그대로 아무래도 좋은 하루!
대학에서 아랍어를 배우고 이집트 카이로에서 유학해서 그런가? 글이 남다른 데가 있다. 그러고 보니 그림도 약간 외국 풍인 것 같다.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처럼 살고 있다는 저자의 글은 짧지만 위트 있고 강렬하다. 나도 언젠가 내가 그린 그림을 글과 함께 책으로 만들 날이 올까?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아직은 초보이지만 차곡차곡 그림을 모아봐야겠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림 그리기 좋은 사진들 위주로 찍었다. 그러다 갑자기 핸드폰이 먹통이 되어 찍고 싶은 풍경들을 눈에만 담고 있긴 하지만. 아주 오래전 여행에서 본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면 참 멋지겠다,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동안 잊고 지냈는데 이게 다시 생각이 나고, 나를 때때로 자극하고 있다. 이 책을 산 것도 필시 그 기억 때문이리라. 갑자기 뜬금없이, 책을 구입하고 읽는 것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