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감이 너무나 예쁜 복숭아와 딸기 그림을 주중에 그려 놓으셨다. 그려볼까 하다가 너무 어려운 작업일 것 같아 저번에 권하신 토토로를 선택했다. 상상 속 동물이긴 하지만 털을 표현해 볼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무채색에 가까운 색 표현하는 것도 공부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사실 둘 다 내가 해보지 않은 거라 두렵기도 했다. 미술학원은 매 시간이 도전의 연속인 것 같다.
스케치는 어렵지 않았으나 채색을 시작하고는 난감해졌다. 선생님의 그림과 나의 색감이 너무 달랐던 것이다. 선생님의 물감은 SWC, 나는 신한 전문가용 물감이라 그 차이일까? 서툰 목수가 연장탓 한다지만 두 물감 차이는 그냥 보기에도 확연했다. 내 물감이 빨리 말랐고, 색이 쨍했다. 흰색이 섞인 느낌이 들 정도로 아이들 물감 같은 색감이 나왔다. 선생님도 둘이 조금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하셨다. 좀 더 주고 SWC를 살 걸 그랬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완성해 놓고 보니 그런대로 볼만했다. 나뭇잎은 아이들 그림 같았고, 토토로도 좀 무섭게 생겼다. 검은색이 정말 검정 물감 푼 것처럼 까매서 선생님의 고급스러운 그림과 비교되었다. 하지만 이제 세 번째 수채화 시간인 걸 위안 삼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그런데 물감은 좀 찜찜하다. 다시 살까? 선생님은 그냥 쓰면서 적응하자고 하시는데 한번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