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지 한참만에 글을 쓴다. 너무 좋은 공연이었다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느껴질 정도로 좋았다. 유명한 분들 공연을 자주 놓치는 나는 오케스트라 한 분이 표를 여유 있게 구매해 한 장을 파실 때 제일 먼저 손 들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분들과 함께 보아서 더 좋았다. 이중 베토벤 7번 교향곡은 11월에 우리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곡이라 더 자세히 들었다. 우리와 비교되는 엄청난 스킬과 속도에 압도당했다.
고잉홈 프로젝트는 외국에서 활동하시는 우리나라 연주자들이 모인 연주단체라고 한다. 외국에서 이름을 날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덜 알려진 분들일까? 모두가 솔리스트로 느껴질 만큼 실력이 대단했다. 특히 악장이자 지휘자였던 스베를린 루세브는 유튜브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연주를 어마어마하게 잘했다.
하지만 역시 하이라이트는 손열음이었다. 왜 사람들이 손열음, 손열음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가운데 두 번째 자리에 앉아 표정을 세심히 살펴보았는데 중간에 계이름으로 노래하는 걸 알 수 있었다. 가녀린 몸에서 어쩜 그런 파워가 나오는 것인지 신기했다. 베토벤 곡도 좋았지만 앙코르 두 곡은 환상이었다.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버전의 곡들인 것 같았다. 손가락이 안 보일 것 같은 엄청난 속주를 흔들림 없이 하다니 정말 대단한 피아니스트이다. 무대 매너까지 좋았다.
잊을 수 없는 공연이 될 것 같다. 악장이 지휘하는 것도, 연주 후 서로 껴안으며 축하하는 것도, 반 이상이 패드를 사용하는 연주도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