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히로노부
이 책 제목만 보고 혹해서 주문하고 받은 후 잠시 후회했다. 생각보다 책이 가볍게 느껴졌나 보다. (제목을 너무 잘 지었다.) 한참을 그냥 두었다 다시 꺼내 들었다.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오래 일해오신 분이라는 이력을 보고 멋진 제목에 납득이 갔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왔을지 생각했다.
글쓰기 책임에도 그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책을 여러 권 쓰신 작가님이라면 모르겠는데 첫 책이 글쓰기 책이라는 게 조금은 신뢰가 가지 않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책을 내지 않았을 뿐이지 엄청난 조회수를 자랑하는 칼럼을 오래 써 왔다. 다른 글쓰기 책들을 읽으며 ‘당신부터 글쓰기 다시 책을 읽는 게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는 부분이 재미있다. 그의 글에는 이런 위트가 넘친다. 그 덕분에 너무 가볍다는 나의 첫인상을 지울 수 없긴 하다. 하지만 어느 책에서든 배울 점은 있는 법.
그가 쓴 내용 중 ‘타깃 따위는 없어도 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독자를 생각하며 글을 쓰라고 조언하는 책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 출판 기획서에 예상 독자층을 적는 칸이 있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을 이렇게 말하다니, 완전한 발상의 전환이다. 이런 상식을 뒤엎는 부분들이 꽤 있다. 그의 설명을 듣다 보면 설득된다. 사실 저자의 말처럼 독자를 너무 의식하고 쓰면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못 할 수도 있고, 억지스러운 글이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뒷부분에서는 독자의 관심과 상관없이 무조건 자기 생각과 감정을 쏟아내는 걸 자제하라는 말도 하고 있다. 상반되는 것 같으나 생각해 보면 공존이 가능하다. 독자층의 관심을 고려하되 자신 생각하는 바를 잘 적으면 된다. 책에는 이런 당연한 말들이 유머와 에피소드로 포장되어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평가에 휘둘리지 말라는 조언이다. 쓰는 동안 내가 행복했음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계속 쓰다 보면 점점 더 잘 쓸 수 있음은 자명한 이치이니 작은 평가에 ‘나는 재능이 없는 사람인가 보다’ 하며 글쓰기를 접지 말라는 말일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이 책의 제목이 가장 마음에 든다. 앞으로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쓰며 행복한 글쓰기를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