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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Sep 18. 2024

<<격몽요결>> 처음 배우는 이를 위한 책 - 이이

이번 달 인문학 모임 이달의 도서가 아니었으면 평생 읽지 않았을지도 모를 책이다. 말로만 듣던 율곡 이이의 격몽요결이 이런 내용이었구나. 잔소리를 좋아하는 나이긴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생소하고 어렵다.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부모 공경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지금 우리가 하는 것에 비해 과하도록 강조하고 있고, 제사나 신을 모시는 일에도 정성을 다한다. 하지만 오늘날 적용 가능한 내용도 상당히 많았다. 검소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인가 보다.


율곡 이이는 1536년에 태어나 50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신사임당을 16세에 여의고 3년간 사임당 묘전에서 시묘했다가 봉은사에 입산하여 불서를 탐독하며 금강산에서 수도하여 1년 만에 불교 철학에 통달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어머니의 가르침 외에는 거의 독학하다시피 한 그는 정치에 몸 담았다가 떠난 후 격몽요결을 비롯한 제자 양성과 학도 지침을 위한 책을 썼다. 교육을 최고의 가치로 삼은 그는 진정한 교육자였으며, 교사인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아이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먼저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져야 한다는 것, 검소함에서 사치로 가기는 쉽지만 사치한 삶에서 검소한 삶으로 되돌아가기 어려우므로 아무리 재력을 갖추었더라도 항상 검소한 삶을 살고, 다른 이를 도와야 한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적용되는 진리이기도 하다. 향약 규례를 제정하여 지방 자치제를 장려하고, 십만 양병론, 경제사 설치 등 혁신적인 정치 지도자이기도 했던 그의 격몽요결에는 정치인들이 지켜야 할 덕목도 있다.  


시대가 많이 바뀌어 지금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제사 방식을 자세히 나열한 부분을 읽으며 당시에 태어났으면 복잡하고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늘 조상님의 은덕을 기리며 자손에게 부모 봉양의 미덕을 몸소 실천한 우리 조상들의 정성을 이 책으로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자주 묻는 물음에 기반하여 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자기 마음을 세우는 것, 몸소 실천할 일, 부모 섬기는 법, 남을 대하는 방법을 적고 ‘격몽요결’이라 이름한 이 책은 이후 수백 년 동안 살아남아 오늘 내가 읽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오래 사랑받는 책을 쓰기 위해서는 남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Cx4RIYmGt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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