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키사와 사토시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따뜻한 위로 - 야키사와 사토시
출판사로부터 예쁜 책을 받았다. 출간 후 13년 만에 세계적으로 많이 팔리는 힐링 소설이라는 점에 끌렸다. 헌책방은 내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두 번 생각 않고 바로 보내주시라고 했다. 책을 받고 좀 두었다가 순식간에 읽었다.
남자친구에게서 다른 사람과 결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카코에게는 너무 아픈 기억이다. 게다가 남자친구도, 그의 애인도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이유가 넘쳤다. 백수가 된 그녀에게 갑자기 걸려온 외삼촌의 전화. 그녀를 걱정한 엄마의 의도가 작용했겠지만 외삼촌은 그녀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외삼촌은 물려받은 헌책방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지만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값싼 헌책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요통 치료를 위해 다카코에게 오전 오픈을 맡기는 바람에 다카코는 책방 2층에서 기거한다. 처음에는 아픔 극복을 위해 잠을 계속 잔다. 어느 정도 잔 다음, 그녀는 온통 자신을 감싸고 있는 책을 읽으며 마음을 추스른다. 삼촌과 단골손님, 그리고 따스한 스보루 카페와 직원들도 한몫한다. 그녀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삼촌에게는 사랑하는 숙모가 있었다. 갑자기 떠나버린 그녀를 원망하지도 않고 묵묵히 기다린다. 다시 돌아오는 기적이 그에게 찾아올까? 이 책에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다카코는 물론, 사토루 삼촌, 모모코 숙모, 그리고 와다 아키라까지. 이들은 서로에게서 위로를 받고 회복한다.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지만 결국 위로하는 것도 사람인 셈이다. 비가 그쳤으니 이제 해가 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곰팡내 나는 헌책방’이 아니라 ‘비가 그친 아침처럼 촉촉한’(25쪽) 사람들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진보초 헌책방 거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도쿄는 가고 싶지 않을 줄 알았는데 10월 말부터 일주일 동안 열리다는 진보초 헌책 축제에 가보고 싶어질 줄이야. 책은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 목소리 리뷰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