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루엘라
지난 주말 영화를 한 편 보고 왔다. 피해서 가느라고 했는데도 사람들이 다른 때보다 조금 더 있었다. 마스크로 무장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을 지닌 채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를 보게 된 건 아들의 추천 덕분이다. 영화 제목으로 예상을 하긴 했지만 이 영화는 악당이 주인공이다. 누가 더 나쁘냐, 덜 나쁘냐이지 악당들이 여럿 등장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 자신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스스로 착하다 생각하지만 우리 안에 숨은 악당이 가끔 고개를 들기도 하니까. 그간 디즈니에서 보여주었던 캐릭터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어서 신선한 면이 있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어쩌면 악당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른다. 원래부터 잔인한 면이 있기도 했겠지만 에스텔라는 행복하지 않은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악당다운 면이 강화되었을 것 같다. 다행히도 너무나 착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그녀는 스스로에 대해 깨닫고 뉘우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었던 그녀에게 큰 힘이 되어 준 좀도둑 호러스와 재스퍼는 그녀가 자신들과는 다른 인생을 살기를 바라며 불법적인 방법이긴 했지만 그녀가 꿈꾸던 패션계 입문을 위해 백화점에 취직을 시킨다. 하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건 악당만큼이나 나쁜 매니저와 청소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바로네스 남작부인에게 발탁되어 런던 패션계에 입문하게 된다. 옷 잘 입는 악당이라. 착하게 살아 보려는 에스텔라의 악당 기질을 깨어나게 한 남작부인은 최대의 라이벌을 맞이하게 된다.
언제인가부터 악당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다. 도덕적이고 바르기만 하면 꼰대라 불리기도 하고, 고리타분하다는 말을 듣는 시대가 된 것일까? 악당을 보며 열광하는 이유는 내가 할 수 없는 나쁜 일들을 하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을 하는 것일까? 영화 속 주인공들이 한없이 멋있긴 했지만 나는 꼰대 기질이 많아서인지 불편한 장면들도 없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