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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un 26. 2021

살아남은 이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작년엔가 재미있게 본 영화 후속 편이 나와서 퇴근길에 보고 왔다. 컨저링을 볼까 하다가 태권도 가는 날이어서 그 시간대에 있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2를 보았다. 저번 영화에 이 영화 앞부분의 내용이 있었던가? 


  너무나 평화롭던 마을, 아이들의 야구 경기를 구경 온 많은 사람들은 경기 도중 이상한 물체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흩어져 집으로 돌아가지만 귀만 밝은 괴물의 공격이 바로 시작된다. 그 일이 있은 후 일 년 반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생존한 사람들은 거의 없다시피 한 중에 아버지를 잃고 살아남은 엄마와 두 아이, 그리고 아기는 다른 생존자를 찾아 떠날 결심을 한다. 불이 켜진 한 건물까지 가는 일은 너무나 큰 모험이지만 그곳에 머무른다고 안전한 건 아니어서 이들은 맨발로 길을 떠난다.


  어렵게 도착한 그 건물은 또 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이들 가족은 위기와 함께 작은 도피처를 만나게 된다. 귀가 들리지 않는 딸을 위해 만들어주었던 보청기가 괴물이 싫어하는 소리를 내는 도구가 되다니. 사실 이들이 살아남은 것이 딸과 소통하기 위해 수어를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용할 틈 없는 시대에 절대 정숙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영화를 보니 한편으로는 공포스럽기도 했지만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배경이 현대가 아니라 핸드폰이 없고 라디오를 즐겨 듣던 시대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러 번 놀라고 마음 졸이긴 했지만 죽음 앞에서 의연하게 대처하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남을 살리기 위해 길을 떠나는 인간의 의지에 숙연함이 느껴지는 재미있었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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