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편 생일날 얼렁뚱땅 지나가는 바람에 이번 생일은 조금 특별하게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일주일 전부터 작은 선물들을 하고, 가족 단톡방으로 아이들에게 알렸다. 특별한 이벤트를 하면 좋을 것 같아 토요일 아침마다 가던 콘서바토리 레슨이 끝나 금요일 1박 2일로 가까운 곳이지만 잠시 다녀오기로 했다. 얼마 만에 가는 여행인가. 호텔을 예약하고 조금 일찍 퇴근을 해 영종도로 향했다. 몇 년 전보다 많은 건물들이 들어선 구읍나루터는 금요일이어서인지 코로나 중에도 사람이 꽤 있긴 했지만 토요일만큼 북적이지 않아 좋았다. 당일로 회만 먹고 돌아왔었는데 이번에는 바다가 보이는 곳에 짐을 풀고 바다 사진을 찍다가 해변을 걸으니 여유로움과 기쁨이 한껏 몰려왔다. 작은 것에도 많이 웃으며 행복을 엮었다.
고르고 고른 횟집에서 배가 부르도록 회를 먹고 또 바다를 걷다가 새우튀김을 먹고 들어왔다. 토요일만큼 많진 않았지만 새벽까지 불꽃놀이 하는 사람들의 피융 피융 하는 소리와, 가끔 들리는 뱃고동 소리에 여기가 정말 바닷가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잠을 잤다.
서해인데도 방향이 동쪽인지 아침 햇살이 뜨거워 일찍 잠에서 깼다. 누워서 요즘 관심이 많은 한 사건에 대한 글들을 보다가 라면을 먹었다. 코로나 때문인지 조식이 없다고 했다. 미역국을 끓이진 못했지만 함께 먹는 라면이 정말 맛있었다. 매일 아침 큐티하는 남편은 이번에도 큐티 책을 가져와 Quiet Time을 갖고 기도하는 뒷모습을 보니 든든했다. 생일을 단둘이 외딴곳에서 맞는 것도 참 특별한 경험이다.
일찍 집에 돌아와 기다리던 아이들과 인도 음식점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가족관계 증명서를 안 가져가는 바람에 두 팀으로 나뉘어 다른 음식점에서 밥을 먹었던 것이 좀 아쉬웠다. 저녁에는 아주버님 사무실 앞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밖에서 먹는 고기가 맛있었고, 이웃 분들의 재미난 이야기도 들으며 즐거운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