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후에 백신을 맞았다. 근처에서 있었던 백신 부작용 사례들을 듣고 걱정되는 마음이 솔직히 있었다. 많은 분들이 백신을 맞는 첫날이어서인지 1차 맞을 때보다 병원은 굉장히 붐볐다. 절차를 끝내고 앞 분들이 맞는 걸 보니 주삿바늘이 피부 속으로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게 놀라웠다. 내 차례가 되었고, 따끔했고, 1차 때보다 맞은 부위가 훨씬 아픈 느낌이었다. 이상 없는지를 살피느라 15분 앉아 있었고, 근처 카페에서 30분 정도 더 있다가 집으로 왔다. 그날 밤은 맞은 팔만 들기 힘들 정도로 아프고 다른 이상은 없었다.
맞은 다음날은 재택근무로 온라인 수업을 하기로 해 출근 부담은 없었는데 눈을 뜨자마자 두통이 느껴져 조금 걱정되었다. 태어나서 먹어본 적 없는 타이레놀을 남편이 두 알 주기에 한 알만 먹고 버텼다. 오전 수업 시작할 때만 해도 괜찮더니 갈수록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로 근육통이 몰려왔다. 너무 추워서 긴팔 옷으로 갈아입고 수업을 했다. 머리도 다시 아팠다. 점심을 먹고 다시 아침에 남은 타이레놀 한 알을 먹고 오후 수업을 했다. 수업이 끝나고 다음 주 주간 학습 안내를 만들다가 몸이 너무 아파 금요일도 재택을 올렸다. 몸살 약을 하나 더 먹고 돌침대 온도를 높이고 누웠다. 약을 먹고 누워 있으니 조금 낫긴 했지만 으슬으슬한 느낌은 계속이었다. 그리고 푹 쉬었어야 했는데…….
5시쯤 막내가 대학교 온라인 수업 끝났다며 밥 먹으러 나가자고 했다. 키가 나보다 10센티미터 큰데 몸무게가 같아져 버려 먹는 데는 데리고 가야겠다 싶어 주섬주섬 옷을 꿰어 입고 나갔다. 누워서 아프다, 아프다 할 때보다 아프다는 생각을 덜 하니 좋기도 했다. 이른 저녁을 맛있게 먹고 딸이 영화도 보자고 했다. 아프다고 들어가자고 할까 하다가 언제 또 딸이랑 영화를 볼까 싶어 한적한 영화관으로 향했다. 정신없이 이름이 같은 다른 극장에 예매를 하고 들어갔더니 다른 영화 상영 중이어서 나와 표를 바꾸느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앞부분을 조금 놓치긴 했지만 딸과 좋은 추억을 만든 귀한 시간이었다.
영화 보는 동안은 생각지 못했는데 나오니 삭신이 쑤셨다. 얼굴이 간지러워 긁었는지 딸이 얼굴에 빨간 부분이 있다고 해 놀라며 옷을 들어 팔을 살폈다. 추워서 그런지 왠지 피부가 울긋불긋해 보였다. 혹시 백신 부작용? 붉은 반점? 딸이 막 웃었다. 긁어서 그런 거예요. 엄마...
집에 와서는 타이레놀 두 알을 먹으려고 까는데 팔이 아프고 힘이 없어서인지 안 까졌다. 남편에게 까 달라고 했더니 그 약은 힘으로 하면 안 되고 옆에 뜯는 곳이 있다며 보여주었다. 두 알을 먹고, 비타민과 한방 과립 몸살 약도 먹고 바로 누웠다. 아침이 되니 어제보다는 좀 낫긴 하는데 정상은 아니다. 화이자는 2차가 더 아프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나도 그럴 줄은 몰랐다. 2년 만에 겪는 몸살. 항체가 잘 형성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