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하고 온라인으로만 만났던 아이들이 학교에 왔다. 아이들 카톡 프로필에 ‘학교 가니 설렌다’라고 쓴 것을 보았다. 등교한 아이들은 이산가족 상봉하듯 감격스러워했다. 첫날 아침, 책을 읽기엔 너무 뜨거웠다. 2학기 들어 수업이 끝나고 나를 그린 그림이나 꽃과 함께 '수고하셨어요', 혹은 '힘내세요'하는 문구가 적힌 그림을 보내주는 아이들이 있다. 고마운 아이들.
아침 시간에 집 앞 스터디 카페에서 책을 읽는다. 매일은 가지 못하더라도 되도록 잠시라도 있다가 오려고 한다. 아무도 없는 아침 고요. 토요일 아침 돌아오는 길에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그쪽을 보니 가끔 닭강정을 사러 가는 가게 벽에 둔 모이 바구니에서 먹이를 쪼는 비둘기들의 소리였다. 글자를 머리에 많이 먹고 온 나처럼 아침부터 포식하는 비둘기들을 보면서 늘 친절하다고 감탄했던 주인의 마음속 동물에 대한 애정을 느꼈다.
아침에는 분주하게 다음날 있을 공연 리허설에 다녀왔다. 거리가 멀어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바로 출발했다. 차가 많이 막히지는 않았지만 몇 분 늦었다. 자신의 집을 음악에 내어준 마음 따스한 분의 샌드위치가 있었다. 우리는 짧은 시간 연습을 하고, 둘만 남아 잠깐 나가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레슨도 받았다. 돌아와서는 보냉백에 담아 준 샌드위치를 가족과 맛있게 나눠 먹고, 저녁에는 남편과 바닷가 데이트를 했다. 즐겨 가는 곳인데 갈 때마다 건물도, 가게도, 사람도 늘어난다. 지난번에 너무 맛있게 먹었던 횟집은 인산인해였다. 바로 돌아 나왔어야 했는데.. 같은 메뉴를 몇만 원 더 비싸게 먹으며 말을 거의 하지 않았고, 젓가락 놓자마자 나왔다. 공영주차장 자리에 야시장이 생겨 있어 구경을 갔다. 자갈밭을 발 아프게 걸으며 시골의 야시장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 금붕어를 잡는 아이들을 구경하고, 도톰한 니트를 샀다. 새우튀김을 사 집으로 돌아왔다. 명동에는 사람들이 없어 많은 가게가 문을 닫은 것을 보았는데 이곳은 사람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