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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완성할 거라는 착각>> 작업 방식

염승숙, 윤고은

by Kelly

2주 전엔가 이 책을 읽고 두었다가 반납하기 전에 리뷰를 쓴다. 이 책은 두 소설가가 같은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두 작가가 번갈아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오히려 헷갈려서 한 작가의 말을 쭉 읽은 후 다른 작가의 글을 읽었다. 두 작가의 우정에 의거해 책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작가별로 따로 책을 냈거나 편집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한 주제에 대해 서로 완전히 다른 면을 보는 게 흥미롭긴 했다. 글 쓸 때의 장치(음악, 책상, 음료, 혹은 공복 여부 등)에 대한 부분과 소설을 여러 권 쓴 작가들에게도 글쓰기는 늘 쉽지 않은 과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좋았다. 자녀를 돌보면서 내려놓아야 할 것들도 있지만 그로 인해 채움을 얻게 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밥 먹는 걸 큰 일로 생각하지 않거나 공복 상태에서 오히려 글이 잘 써진다는 건 나에겐 충격적이었다. 먹는 건 언제나 중요한 일이고 배가 고프면 짜증부터 나니까 말이다.


윤고은 작가의 작업실 이야기가 재미있다. 작업실 1호는 집이지만 2호인 카페에서도 즐겨 쓴다. 의자의 높낮이나 음악적 취향이 나와 비슷했다. 주인의 지나친 친절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작업실 3호가 호텔이라는 말이 부럽다. 얼마나 비싼 작업실인가? 하루에 적어도 십 수만 원의 작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잘 써질 수는 있겠지만. 나도 여행 갔을 때 호텔에서 글을 쓴 적이 있다. 여행으로 간 호텔에서는 진득하니 호텔에마 있기 아까운 마음에 작업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다. 나도 언젠가 마감을 위해 호텔을 찾을 날이 올까? 아무도 모를 일이다.


두 작가의 소소한 마감 이야기를 읽으며 내내 글 쓰는 사람들의 사생활을 엿보는 것 같아 행복했다. 나와는 많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그래서 또 흥미롭기도 하고, 비슷한 부분에는 공감하기도 했다. 글 쓰는 일을 주제로 한 책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존경스럽다.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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