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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지옥 SOS>> "교권이 바로 서야 교육이 산다

한명숙

by Kelly

올여름, 동백문고에서 함께 북토크했던 교감선생님의 이 책을 이제야 읽었다. 작년 서이초 사건 이후 불거진 교권에 대해 아주 자세히 다루었고 외국의 교권보호 사례도 잘 소개하고 있다. 교사의 말을 몰래 녹음하거나 아동학대로 고소하기도 하는 등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권위 없는 교사에게서 올바른 교육이 가능할까에 대한 물음에서 이 책의 고민이 시작된다. 저자는 권위적인 것과 교사의 권위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이나 아침 장문의 문자는 교사로 하여금 움츠러들게 한다. 사소한 소란은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불안이 없을 수 없다. 저자는 많은 학부모 민원 상담 경험으로 민원 대응 시스템을 제시한다. 민원인은 민원 창구를 통해 방문 일정을 예약해야 하고, 민원 상담 공간을 따로 마련하되 녹음과 녹화가 가능하게 한다. 민원 대응팀은 사안의 경중을 살피고 상담 과정을 문서화하며 교육청 단위의 법률자문의 검토 과정을 거치고 교육청은 분쟁 조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민원인과 소통을 할 때는 존중하는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민원 내용을 경청하며, 정리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사안 관련 위원회를 소집하고 추후 조치를 안내하며 민원 대응팀과의 대화를 종결하며 감사인사를 하는 단계로 효율적으로 진행하면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보다 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들을 위해 관리자가 전문적 상담가 자질을 가지고 적극 개입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는 2년간 교장 훈련 과정을 거치며 리더십을 키운다고 한다.)

학부모 간담회를 정례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학부모가 교육활동에 참여하게 함으로 연대감을 갖게 하고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선배 학부모가 후배 학부모에게 궁금증을 해소하고 민원을 해결하도록 하면 좋다고 하였다.

악성민원인이 문제 제기를 할 때는 일자, 상황, 핵심내용, 학교 대응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 녹음이나 녹화한 후 기안 자료로 남기는 일이 중요하다. 학교 차원의 민원 공동 대응팀을 운영하는 것이 좋다. 저자는 교사의 보호나 학생 통재 장치 없이 평화로운 교실을 유지하고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를 철저히 하는 일은 어불성설이라고 하였다. 학생의 인권만큼이나 타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마음자세를 가져야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부 주는 학생이나 학부모의 가해 사실이 인정되면 학생이 교사의 수업에 못 들어가 전학 가는 일도 있고, 교원단체가 가해자에게 형사소송을 제기해 전학이나 학급교체, 교원과의 접촉 금지 조치를 받게 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교사의 교육 수준이 높은 핀란드는 교사가 심리적 압력이나 폭행을 당했을 때 학생이나 학부모를 신고하면 벌금을 구형한다고 한다. 정당으로부터 독립된 노조가 있고 직업안전 보건청에서 교사를 보호한다. 영국은 교육을 방해하는 학생이 있을 경우 질서 유지와 다른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출석 정지 명령을 내리고 일본에서는 수업권을 침해한 경우 1~5 레벨로 나누어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최적의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선생님들이 신나게 수업했으면 좋겠다. 가장 훌륭한 학습 도구는 올바른 가치관으로 무장한 한 사람의 교사이므로 교권이 바로 서야 교육이 산다는 저자의 말에 100퍼센트 공감한다.


* 책에 등장하는 읽고 싶은 책

스티븐 코비 「원칙 중심의 리더십」

토드 휘태커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문재현 「학교폭력 멈춰!」

수잔 크레이그 「트라우마 공감학교」

김진세 「모든 것을 이기는 태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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