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가와 요시히로
귀여운 표지 그림에 비해 쉬운 책은 아니었다. 예로 들고 있는 영화나 책이 낯설기도 했다. 1990년생 젊은 철학자의 책이어서 철학이론 부분도 많았다. 세대차이, 혹은 문화 차이도 있을 것이다. 어떠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책을 관통하는 의미에는 깊이 공감했다.
과거에 비해 우리는 무료할 틈 없이 언제나 온라인으로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가 만든 콘텐츠를 소비하고, 누군가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전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줄었다는 뜻이다. 몸은 따로 있어도 우리는 언제나 On Line 상태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도 그만큼 줄어야 하는데 과연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생활하고 있을까? 오히려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들은 다들 여행 가고 맛있는 걸 먹으며 행복하게 사는데 나는 왜 이렇게 보잘것없이 혼자 있는가, 하며 외로움을 더 진하게 느낀다.
원래 고독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외로움과 고독은 조금 다르다. 취미생활에 몰입하는 고독의 시간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도 한다. 취미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일 때 진정한 취미라고 보기 어렵다. 그 자체로 만족스러운 것이 진정한 취미생활이다. 성장만이 살 길이라는 요즘 사람들의 생각도 오히려 사람들을 더 쪼그라들게 만든다. 과도한 목표는 때로 사람을 불행하게 한다.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포스트 포디즘 시대인 요즘은 모든 것이 개인화되었다. 지나친 개인주의는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드는 것 같다. 개인적인 자유를 존중하되 동료애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고독이 아무리 사람을 성장시킨다고 하고, 요즘은 혼자라도 괜찮다는 힐링 도서도 많지만 그럴수록 다른 이를 돕고, 무언가를 나눔으로 동료애를 느낀다면 오히려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