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즐거움이자 고행이다. 상반되는 이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녹아있는 게 신기하게도 글쓰기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좋기만 해서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글 쓰는 일이 즐겁다고 말하곤 하지만 책을 내기 위한 퇴고의 과정은 지난하고 괴롭기도 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고쳐 쓰기 과정은 조금만 더 하면 완벽할 것 같다는 생각 속에서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게 한다. 결국 마감이 있어야 손을 놓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글을 쓰고 있다면 걱정이 반으로 준다. 문제는 글 쓸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 때다. 요즘이 딱 그런 시절인데 하루하루 허덕이며 버텨내기도 바쁜 요즘은 단체 대화방 메시지도 놓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럴 때일수록 이런 책을 읽으며 나에게 글 쓸 때가 있었지, 얼른 써야 하는데, 다시금 빠른 타이핑으로 흰 종이에 수놓던 수많은 글자들을 떠올리며 감각을 되살리고자 하는 마음을 다잡게 된다.
이 책에는 꼭지마다 글쓰기에 대한 좋은 글귀들이 적혀있는데 따로 적어두고 싶을 정도로 좋은 말이 많았다. 영감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말, 무조건 쓰라는 말이 이런 책의 단골 화두이다. 그게 말처럼 쉬우면 모두가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포스트잇에 생각나는 걸 적어 두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수첩에 적는 것도 좋지만 생각날 때마다 포스트잇에 메모해 벽에 붙여두는 걸 해 보고 싶어졌다. 결국 모든 건 습관이 좌우하는 것 같다. 언제 어디서나 글을 쓸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미 작가가 아닐까?
책에는 소소한 글쓰기 팁이 담겨 있다. 노랫말 쓰기, 편지 써보기, 같이 쓰기, 소리 내어 읽기, 많이 쓰기, 그림으로 이야기 짓기... 이런 방법들 중 나에게 도움이 되는 한 가지라도 찾는다면 책 읽은 보람이 있을 것이다. 책 속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세상에는 기적이 없다(책 속에 배울 게 없다)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모든 것이 기적(이건 실천해 봐야지)이라고 여기는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교훈을 새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