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 아래에서 뛰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한 젊은 남자. 이 책의 저자를 상징하는 그림이다. 이 시간이면 집에서 돌아와 무거운 가방을 메고 축 처진 어깨로 학원으로 향하거나 한창 공부 중일지도 모르는 일반 아이들과는 달리 운동하고 여행하는 학교의 교사가 저자이다. 한때 게임에 빠져 살았던 학창 시절, 부모님은 아이들을 데리고 3년 동안 세계여행을 할 결심을 한다. 쾌적하지 않은 여행지를 다니며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아무리 토로해도 부모님은 3년의 기간을 고수한다.
찾아보니 부모님은 원래 생태학교를 운영하던 분이고,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여행을 결심했었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인해 어느 집에나 이런 아이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렇게 큰 결심을 했다는 것이 평범한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어쨌든 여행을 다니며 폭풍 성장을 하고, 영어도 잘하게 되면서 저자는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학교의 교사로 일하고 있는 모양이다.
찾아보니 처음부터 학교를 할 건 아니었고, 한 달 동안 아이들을 모아 인도 여행을 한 후 세계여행학교를 만들었다고 한다. 10개월 동안 세계여행을 하고, 방학 때는 추가 인원을 모집해서 또 여행을 한다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얼마나 많은 예산이 필요한 일인지, 아이들의 기호를 어떻게 다 맞추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다. 나가면 돈이고, 요즘은 비행기값에 숙박비가 엄청날 텐데 이 학교의 학비는 얼마나 될지도 궁금하다. 잠깐 떠나는 여행도 다녀와서는 여독에 시달리는데 여행이 일상이 된다면 체력적으로 감당이 될까? 게다가 혼자 여행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을 챙기면서 하는 여행이라니... 입이 떡 벌어진다.
아이들은 놀기만 하는 건 아니다. 열심히 배우고 익힌 아이들에게는 용돈이 주어진다. 매일 영어 단어를 외고, 외국에서 실제로 영어를 사용하면서 영어 실력이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교과목을 찾아보니 세계 역사와 수학, 그리고 경제학을 배우는 모양이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영자와 선생님들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을 읽다 보니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서 온 아이들, 집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아이들을 다독여 여행지를 떠돌면서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뿌듯한 일이었을 것이다. 젊은 저자에게 존경심을 느꼈다.
--- 본문 내용 ---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가... 여행을 하면서 그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여행을 통해 나는 무조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경험의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거든. 그러니 여행을 할 때 매 순간을 눈에 담고 느끼려고 해 봐. 추후 너에게 아주 훌륭한 데이터가 될 거다. 단, 하루에 꼭 2시간 정도는 투자해서 네가 잘하는 것, 또는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 꾸준히 무언가를 하다 보면 그게 또 새로운 길로 안내할 수 있으니까." (103쪽)
* 위 글은 저자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