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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지도사 연수 - 숭실대학교

by Kelly

스포츠지도사 2급 구술, 면접시험을 간신히 합격하고 기다리던 연수에 참가했다. 8월 2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 총 7번을 참가해야 한다.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 50분까지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출결 확인이 용이한 지정좌석제에 5분 지각하면 한 시간이 빠진단다. (6시간 이상 빠지면 이수가 안 된다.) 원래 출석은 잘하는 편이니 걱정은 없지만.


나에게 늘 새로운 일은 설렘과 같이 와서 전날 밤 자다가 잘 안 깨는 잠을 깨기도 했다. 토요일 아침, 늦을까 봐 서둘러 출발했더니 한 시간 가까이 전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차에 앉아 책을 읽을 생각이었는데 주차장이 너무 어두워서 올라갔다. 가는 길을 못 찾는 바람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아주 일찍 도착해 자리에 앉았다. 조금 있으니 한 남자분이 와서 자리 맞느냐고 물었다. 여러 번 확인했기 때문에 맞다고 했고, 그분은 벽에 붙은 자리표를 한참 보다 다시 와서 또 물었다. 자리표를 다시 확인하니 스테이지가 반대쪽에 있었다. 뒤쪽이라 마음 편하겠다고 생각했더니 앞에서 두 번째 자리였다. 부끄러운 마음에 벌여 놓은 짐을 주섬주섬 챙겨 도망치듯 앞으로 가서 앉았다.


구술시험장에서 만난 서울사범님과 수업 전에 만났고, 쉬는 시간마다 거의 마주쳤다. 점심도 같이 먹으며 태권도 수업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서 아주 뿌듯했다. 강의보다 더 좋았다. 1교시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며 수업이 만만치 않은 데다가 이어질 실습 장소 정하는 것도 놓치면 안 된다는 긴장감에 부담이 컸다. 이어진 스포츠 윤리 수업은 조금 느슨한 반면 지루하기도 했다. 가져간 책을 꺼내 볼까 하다가 그건 안 될 것 같아 어느 순간 전자책을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동안 한 번도 살 생각을 하지 않았던 전자책이 이렇게 절실할 줄이야. 긴 시간 동안 강사님과 옆에 앉은 분들을 관찰하는 건 재미있었다. 태권도만 따로 받는 줄 알았더니 여러 종목이 섞여 있었고, 내 양쪽 옆은 수영이어서 말도 못 걸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오후 수업을 마치고 세종에서 올라온 세종공주님과 만났다. 구술실기 시험을 앞두고 절박한 마음으로 뭉친 세 자매 같이 급속도로 친해져서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연수 첫 날 만나기로 했었다. 세종공주님은 화요일부터 충남대에서 연수를 받는다. 오랜만에 만나 너무 반가웠다.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며 아쉬운 이별을 했다.


일요일, 교회에도 못 가고 가는 길이라 열심히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어찌나 졸리는지 두어 번 세차게 머리를 흔든 것 같다. 앞쪽이라 졸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느새 머리가 무거웠다. 그래도 스포츠 심리와 트레이닝 방법 수업은 아주 재미있었다. 쉬는 시간마다 일부러 화장실에 갔다. 의자가 살짝 비뚤어진 느낌이어서 허리에 무리가 갈까 봐 기회 있을 때마다 일어나서 돌아다녔다.


이틀간의 연수를 무사히 마쳤다. 실습은 흑석동에 있는 태권도장으로 신청하려고 한다. 원래 집 근처에 있는 YMCA에서도 수업이 있다고 되어 있었는데 내가 속한 주말 A반 일정에는 없었다. 문제는 주일을 두 번 더 빠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길에 유튜브로 설교 영상을 보았다. 7일 중 이틀을 마쳤다. 대견하다. 남은 날들도 보람 있게 열심히 배워야겠다. 학교 앞 점심 맛이 좋아서 다행이다. 먹는 낙도 있다는 게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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