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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Feb 07. 2021

다음 세대와 함께 잘 살기

90년생이 온다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대학원 친구에게서 요즘 신입들은 우리와 사고하는 방식이 너무 달라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상사의 말에 무조건 ‘네네’하던 우리 세대와는 달리 합리적이지 않거나 자신이 손해 볼 상황이 되면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뇌구조 자체가 다른 것 같다며 오랫동안 그들의 행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걸 들으면서 미리 사 두었던 이 책을 빨리 읽고 싶어졌다. 반갑게도 저자는 얼마 전 작가로 등록한 브런치에서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었고, 이 책도 브런치와 제휴한 웨일북에서 만들었다.


  90년대생이라면 나의 아이들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이들이다. 디지털 기기를 새로운 언어 배우듯 습득해야 했던 우리 세대와는 달리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이들은 디지털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풍요로운 시절을 보낸 기성세대와 달리 IMF 외환위기와 대량 실직 사태를 보며 평생 직장의 개념을 잃어버린 지 오래 되었고, 이들이 기댈 곳은 적게 벌어도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었다. 예전부터 꿈이 공무원인 아이들이 많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을 들어온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굉장한 위기의식에 사로잡히기까지 했다. 국가의 녹을 먹는 것을 바라는 젊은이가 많다는 것은 기업을 운영하기도, 안정된 회사원으로 지내기도, 1인 창업도 쉽지 않은 시대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무엇이든 짧게 만들고 직관적인 것을 좋아하는 이들 세대는 단어나 문장을 줄여 말하고, 긴 글 읽기를 어려워한다. 앞으로는 책 두께도 더 얇아져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장문보다는 단문이 점점 각광받는 이유가 이런 세태를 반영한 것일까? 다행히 아직 전자책의 활성화에도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았다. 종이책이여 영원하라!


  책에서 걱정만 하기보다 잘 대비하고 그들을 이해할 준비를 하라는 조언을 한다. 이들은 그간 겪어온 어떤 세대보다 정직하다고 한다. 나뿐 아니라 남도 정직하기를 바라는 90년대생들은 다른 이의 정직하지 못함을 몹시 싫어한다. 열정을 다해 헌신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피해는 주지 말고 살자는 마음일까? 어느 기업이 성장하거나 망하는 것도 정직과 투명성이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자신의 생을 다 바쳐 회사에 뼈를 묻으리라는 각오로 일했던 전 세대와는 다르게 ‘회사는 회사, 나는 나’라는 신념으로 여가시간을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 디지털 부업, 그것도 아니면 힐링을 하며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 드러내기를 꺼리던 기성세대와 다르게 이들은 각종 SNS와 개인 방송 등을 통해 스스로를 알리고, 반응을 기다린다.


  한 세대가 겪은 집단 경험은 세대 전반을 아우르는 사상으로 작용하지만 그렇다고 90년대생 모두가 개인적이고, 디지털 친화적이고, 정직한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적어도 내 주변에는 개인의 성품에 따라 손윗사람을 위하거나 자신을 희생하는 90년대생도 있고 디지털기기를 누구보다 잘 다루는 4, 50대도 많기 때문이다. 일단, 책에서의 경고대로 적어도 ‘꼰대’는 되지 않기로 했다. 꼰대 정도를 알아보는 질문에 나는 경증으로 나왔다. 교사의 입장이라 학생들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거나 설득하려 한 적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앞으로는 나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자. 90년대생의 이해할 수 없는 말이나 행동에 노여워하기보다는 그들을 인정하고, 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겠다.


* 팟티 목소리 리뷰 *

https://www.podty.me/episode/1526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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