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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던 어느 밤에>> 기억 - 이꽃님

by Kelly

며칠 전 오랜만에 북바이북에 들렀다가 책 세 권을 구입했다. 여러 권 꽂힌 이꽂님 작가님 책들 중 이 책이 최근에 나온 거라고 권해 주셨다. 다른 블로그에서 많이 보던 표지라 익숙했다. 표지가 참 예쁜 책이다. 책을 재미있게 읽다가 쉬는 시간에 읽을 요량으로 학교에 가져가 책상에 올려 두었더니 친한 선생님이 이 책을 보고 놀라셨다. 작가의 책을 좋아해 책들을 구입해 두고 때때로 꺼내보는데 신간이 나온 걸 얼마 전 알았다고 한다. 다 읽고 빌려드리기로 했다.(원래 그냥 드리려고 했는데 책 속지에 오늘 커피를 묻혀서 드릴 수 없게 되었다.)


책은 두 개의 사건과 과거의 사건 하나를 다루고 있다. 작가가 실제로 만나본 적 있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마음에 오래 품었다가 책으로 쓴 모양이다. 고3인 가을이, 유경, 균을 비롯해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이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겪고 이야기 나누는 걸 이야기로 풀어냈다. 현재의 우리 모두는 과거의 기억을 품고 살아간다. 잊고 싶어도, 잊었다고 생각했어도 문득문득 떠오르거나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 기억과 동거한다. 피해받은 일도 기억하지만 때로는 미안함이나 죄책감도 오래오래 자신을 괴롭힐 때가 있다. 그걸 시원하게 해결하지 않고는 언젠가는 자신을 찌를 수도 있다.


어제제 연구년 가을 워크숍 모니터링단으로 갔다가 상담선생님을 만나 요즘 자해나 자살 시도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작년에 연구년을 보내며 아이들의 자해, 자살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한다. 함께 한 고등학교 교감선생님도 고등학교에는 자해를 하거나 조현병을 앓는 아이들이 많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인지 이 책 내용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아픈 아이들이 정말 많구나.


과거의 사건은 익히 들어본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너무나 아팠던 기억이 난다. 책 속에서 계속 언급되니 기분 좋은 독서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회복되어 가는 아이들을 보며 위안을 가졌다. 어딘가에서 아무도 모르게 고통당하는 아이들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어른들이 학생은 물론 학교 밖 아이들까지 늘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예쁜 문장에 눈길을 멈추었고, 위트 있는 대사에 미소가 지어졌다.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gzt5VXgrW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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