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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미워할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지피지기

윤서진

by Kelly

심리학을 전공하고 기업의 코칭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 저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겨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와 스트레스를 제시하고, 그 해결 방법들을 알려주고자 이 책을 썼다. 우리는 가끔 산적한 일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한 중압감을 느끼곤 한다. 일이 아무리 많아도 함께하는 이들과 관계가 좋으면 기분 좋게 해낼 수 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가지곤 한다. 문제를 남에게서 찾으면 한없이 남 탓을 하게 된다. 나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다른 사람에 적게 휘둘린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른 이를 탓하기보다 내 마음을 이해하고(내가 왜 이렇게 그 사람에 예민한지 생각하고) 자신이 더 건강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책에는 그동안 익히 들어왔던 심리학 용어들과, 그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번아웃'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허버트 프로이덴버거는 번아웃을 5단계로 압축했다. 스트레스에 계속 노출되면 만성화되며 번아웃이 오는데 방치하는 경우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좌절감과 무기력감을 느낀다고 하였다. 비폭력 대화를 주장한 마셜 로렌버그는 다른 이에게 막연히 원하는 것을 말하기보다 필요한 것을 정확히 요청하라고 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투사'와 칼 융의 '내면 아이'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오랜 전에 배운 내용을 떠올리기도 했다.


처음 들어보는 이론도 많았다. 철학자 악셀 호네트는 '인정투쟁'이라는 개념을 말했다. 타인에게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나칠 경우 혹시 인정이 없으면 희생자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남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파국에 이를 수 있음을 경고했다. 조직심리학자 타샤 유리크는 '자기 인식 조사 연구'를 통해 스스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적은지 알려주었다. 심리학자 마크 스나이더는 '셀프 모니터링'의 개념을 도입했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은 메타인지와도 연결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듯, 자신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책을 읽으며 '티키타카'가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나타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다른 이와의 관계가 단절되었다는 것을 느낄 때 좌절감을 느낀다. '군중 속의 고독'은 때로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 혹시라도 다른 이들 속에서 소외감을 느낀다면 자존감을 유지하며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책 역시 다른 심리학 책들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말한다. 한 모임에 긍정과 부정이 5:1이라야 안정적인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하였다. 학교에서 전담교사로 여러 학급을 가르치다 보면 어느 반은 긍정적인 분위기가 가득해 즐겁게 수업하기도 하고, 어떤 반은 투덜대는 몇 명 때문에 분위기가 흐려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에너지 뱀파이어'라는 말을 소개한다. 우리 주변의 투덜이들은 우리의 에너지를 빨아먹는다. 부정적인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더 쉽게 전염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런 이들을 대할 때 비판하면 안 된다. 오히려 내가 좀 더 긍정적인 말과 행동을 보여주라고 하였다. 어렵더라도 부정적인 태도의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인정과 감사 표시를 해야 한다. 앞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아이들이나 지인을 대할 때 명심해야겠다.


때때로 심리학 책을 읽는다. 이 책은 최근 출판사에서 받은 두 권의 심리학 책 중 하나다. 이런 책을 읽으면 자신을 다잡게 되고, 다른 이는 물론 나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좋다. 중요한 건 아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다. 다른 이를 탓하거나 미워하는 게 백해무익임을 깨닫고 앞으로 나를 더 잘 알고 사랑하는 일에 힘을 써야겠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kbKFPZutlBY?si=1HmMyKB7ufiWFqK5


* 위 글을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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