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북바이북에 들렀다가 유한준 교수님의 신간을 샀다. 북바이북이 상암에 있을 때 교수님이 처음 책을 내고 북토크를 한 인연으로 이번에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유명하다는 이분을 영상으로 만난 적이 없어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접했다. 책에는 건축의 역사와 함께 성경 내용이 많이 나와 있어 낯설지 않고 재미있었다. 마냥 쉽게 넘어가는 책이 아닌 데다가 분주하게 지내는 핑계로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책방에 도착했다.
30분도 전에 도착했는데 한 분이 벌써 와 있었다. 사장님께 인사를 하고 딸기 우유를 시켜 마시며 조금 더 읽었다. 시간이 되자 좁은 책방이 가득 찼다. 교수님의 예전 사진만 보아서인지 실제 모습은 나이가 나와 비슷해 보여 오히려 친숙함이 느껴졌다. 목소리가 감미로웠다. 책의 내용을 처음부터 PPT를 넘겨가며 설명하셨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들으니 조금 지루했는지, 학교 행사로 하루 종일 이리저리 뛰어다녀 피곤했는지 잠깐, 아주 잠깐 졸았다가 깜짝 놀라 깨어났다. 그때부터는 강의가 어찌나 재미가 있는지, 책 내용에서 벗어나 온갖 재미난 이야기들을 풀어놓으시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야기 중 도서관에 관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과거 한두 스승에게서 전수받던 비효율적인 시대에서 벗어나 책으로 수많은 스승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의 뇌와 우리의 뇌가 연결되었다. 이런 네트워크는 개인은 물론 사회 발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과 '연결'과 '확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결국 준비한 PPT를 다 보지 못하고 끝이 났다. 성경 속 노아의 홍수가 실제로 있었을 거라는 이야기, 성경 속 에덴동산과 바벨탑 사건, 여리고성이 무너진 이유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으며 책에 성경을 왜 많이 넣으셨는지 궁금했던 것이 풀렸다. 한 관객의 질문 끝에 성경을 역사에 비추어 사람의 관점으로 해석해 보는 시도를 한 크리스천임을 알았다.
교수님께 사인을 받으면서 천 권의 약속이라고 한을 듣고 한분이 "켈리 님이세요?" 했다. 어떻게 아셨느냐고 했더니, '천 권의 약속'을 듣고 아셨단다. 블로그 이웃이자 동네 주민인 하디당 님이었다. 단아한 모습을 처음 뵈어 ''반갑습니다.'' 했다. 이렇게 만나다니 신기했다. 앞으로 자주 뵐 것 같다.
집에 돌아오니 시계가 10시를 향하고 있어 얼른 씻고 바로 누웠다. 오랜만에 북토크에 가니 뇌가 활성화되는 느낌이라 좋았다. 가끔씩이라도 참여해야겠다. 북바이북이 동네에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