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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현의 노래 연주회 관람

by Kelly

무언가를 22년 동안 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아마추어 합주단을 오랜 세월 한결같이 이끌어온 김도균 지휘자님 부부의 위대함을 느낀 날이다. 오래전 아이들이 어렸을 때 처음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단체인 고양합주단이 나에게는 각별하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택했고, 연주 때마다 왕초보인 나는 벌벌 떨었었다.


이후로 많은 오케스트라와 앙상블 같은 연주 단체를 거쳐 오면서도 고양합주단에 대한 첫번째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교회 첼로 집사님의 연주를 응원하기 위함이기도 했던 발걸음은 나에게 뜻밖의 힐링과 오아시스를 맛보게 했다. 친정같은 편안함과 함께 제목처럼 현이 주는 특별한 따스함을 느꼈다.


인터미션 없이 지루하지 않게 구성된 곡들을 들으며 연주자들의 상기된 얼굴을 보니 22일에 있을 우리 연주 생각에 가슴이 뛰기도 했다. 군인이라는 해금 협연자이자 세컨 바이올린 연주자가 인상적이었다. 큰 키에 중성적인 외모, 그리고 동서양 현악기를 넘나드는 실력에 놀랐다. 해금 소리를 원래 좋아하기도 하지만 아마추어의 손에서 나오는 연주가 내 귀에는 훌륭했다.


우리 오케스트라 연주를 준비하면서 연주 단체를 꾸려나가고 연주회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었기에 이 연주가 더 특별해 보이고, 연주자는 물론 지휘자와 아내인 사무국장님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져 감동이 더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시기를. 첼로 집사님의 연주도 훌륭했다. 오랜 시간 한 악기를 꾸준히 하면 저렇게 연주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더욱 발전해 가시길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분주한 가을날 단비 같은 밤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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