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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by Kelly

리플릿과 포스터가 나왔다. 1년에 한 번뿐인 정기연주회를 위해 매주 화요일 저녁을 보냈다. 5년째이고, 다섯 번째이다. 코로나 중에 어렵게 탄생한 오케스트라가 앞으로도 점점 성장해 가기를 바라지만 올해도, 내년에도 고난은 언제나 있을 것이다. 작년에는 연구년으로 공연 전반을 책임지고 사전 미팅부터 계획과 진행에 힘을 더했고, 올해는 원래 빠지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올해도 주도적으로 하게 되었다. 작년에 하다 보니 작은 일들까지 혼자 하는 게 버거워서 이번에는 모두 나눴고, 아직 역할을 맡기지 못한 부분은 다음 연습 때 지원을 받기로 했다.


영상 촬영과 송출이나 합창단과 함께하는 것으로 인한 크고 작은 결정해야 할 일들이 있을 때마다 임원진이 중지를 모으느라 고생이 많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생각이 다를 때도 있지만 결국 잘 해결되리라 믿는다. 오케스트라 공연 뒤에 이렇게 많은 논의와 분주한 손길들이 있는 걸 예전에는 몰랐다. 포스터 제작도 뚝딱 되는 게 아니라 단원들의 요구에 따라 그림을 수없이 바꾸고, 오타 하나까지 수정하며 고생하는 분이 있다는 사실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연주가 아닐까 싶다.


작년에 어려운 곡을 해서 이번에는 쉬운 것으로 가자고 고른 것이었는데 이상하게 이번 곡들도 만만치가 않다. 파트연습을 해야 하는데 여건상 그게 안 되어 그럴까? 음정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신기한 건 성실한 교육가족팀이라 그런지 연주회 날은 뭔가 그럴듯하다. 이번에도 그러하기를 기대해 본다. 얼마 전 1파트 악보를 스캔해서 공유했다. 활표시가 빠지고, 순서가 바뀌는 등 한 번에 끝나지 않는 나의 어설픔 때문에 우여곡절을 항상 거치지만 어쨌든 최종본을 마무리했다. 이제 남은 연습에 최선을 다해 공연을 멋지게 마치는 일만 남았다.


정기연주회 외에도 작은 연주 모임들이 있어 바쁜 일정을 쪼개어 연습에 간다. 오케스트라와는 또 다른 묘미가 있는 앙상블 연습도 아주 재미있다. 11월과 12월에 각각 연주를 한다. 오래전 교실을 바이올린 방과후 교실로 내어주면서 우연히 접하게 된 바이올린이 내 반평생을 함께하고 있으니 사람 일은 참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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