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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섰으니 앞으로 갈 밖에>> 전진 - 주윤

by Kelly

오케스트라 단장님이자 인근 학교 교장선생님이 얼마 전 책을 냈다고 링크를 보내주셨다. 부크크에서 책을 사 보긴 처음이었다. 바로 주문했는데 주문과 동시에 인쇄가 되는 것인지 조금 늦게 도착했다. 두껍지 않아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 날 때마다 읽었다. 너무 잘 아는 분의 이야기여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내 지인 분들이 내 책을 읽으면서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 것 같았다.


책은 네 개의 부분으로 나뉜다. 학교 이야기, 음악 사랑에 대한 이야기, 여행 이야기, 그리고 엄마에 대한 이야기이다. 수십 년의 세월을 얇은 책 한 권에 담을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으니 이분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많은 이를 위해 희생하며 봉사하는 삶을 사는 이분의 뒤에는 수많은 눈물과 헌신적인 또 다른 희생이 있었음을 알았다. 이제는 잃어 가는 건강을 안타까워하며 하루라도 더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뭉클했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끈끈함으로 가족은 어떻게든 꾸역꾸역 살아낸다. 화려하지 않아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것만으로도 족한 삶이다.


바쁜 중에 언제 이렇게 책을 쓰셨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나도 편집자님이 바쁘셔서 잠자고 있는 세 번째 책을 부크크로 출간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조언을 구해 볼까 한다. 세 번째 책은 사심이 들어 있어(너무나도 개인적인 연구년 이야기) 출판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여러모로 큰 자극을 주신 단장님께 수고하셨다고, 앞으로도 쭉 멋진 글 쓰시라고 응원해야겠다. 삶을 반추하는 데는 글만 한 게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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