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방콕을 여행하기로 한 이유 중 큰 부분이 1년 반 전 방콕에서 만난 '난'이라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강렬했기에 우리는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고 서로 가끔 연락을 했다. 그동안 뜸했다가 내가 다시 간다고 하니 다른 지역에 있다가 방콕으로 돌아와 교회에서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 앉아 있으니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했다. 한 분이 난이 못 온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 가져간 내 책을 난에게 전해달라고 해서 실망은 했지만 괜찮다고 생각하던 차에 갑자기 뒤에서 난이 나타났다. 알고 보니 난이 아니라 '안'으로 잘못 알아들었던 것이었다. '안'은 남자친구가 한국인이고 남부 지역에서 학업 중이라고 한다.
다시 만난 난과 난의 아버지가 건재해서 감사하고 좋았다. 예배시간 내내 저번과 달리 구글 번역기를 대어 PPT를 번역할 수 있어 이해는 되었으나 난이 중간중간 영어로 설명해서 더 좋았다. 알아듣기 힘들었겠으나 나를 따라 같이 현지교회에 가 준 남편에게도 감사한 마음이었다. 예배 후 같이 점심을 먹으며 또 이야기를 나누었고 한국에 오면 연락하라고 하고 밖으로 나왔다.
혼자였으면 통로로 가서 예쁜 카페에 앉아 책을 읽었을 텐데 남편과 함께라 짜뚜짝 시장으로 향했다.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이라 마지막 기회였다. BTS역으로 가 몇 정거장만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모두 그쪽을 향해 거고 있어 따라갔다. 엄청 넓은 시장과 많은 사람들로 축제 분위기였고, 그동안 지나친 많은 상점들과는 조금 다르고 꽤 괜찮은 물건들도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햇살이 너무 따가운데 에어컨 시설은 별로 없어 여름에 왔다면 힘들었겠다 싶었다. 그나마 그늘은 바람이 불면 시원했다. 걷다 보니 땀이 나서 머리핀을 사서 틀어 올리고, 남편 지압봉과 허리띠, 그리고 내 바지를 하나 샀다. 돌아가서 드릴 분들의 선물도 살까 했지만 마트에서 사는 게 나을 것 같아 음료만 마시고 나왔다.
원래 갈 때 툭툭을 탈까 했는데 난이 돌아올 때 타고 갈 때는 전철을 타라고 조언해 주어 이번에는 툭툭을 타볼까 싶었다. 어디선가 '툭툭'하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툭툭 운전사가 호객을 하고 있었다. 인상 좋은 아저씨 툭툭에 올라타고 우리는 마사지샵까지 편하게 이동했다. 전에 왔을 때 만족스러웠던 곳이고 숙소에서도 멀지 않아 이번에도 그쪽으로 간 것이다. 역시 2만 원의 행복을 누리고 돌아오는 길에 과일을 봉지당 천 원으로 구입해 야금야금 먹다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쇼핑몰에 있는 식당이어서 깨끗했고, 먹을 만했다. 빅씨 맞은편에서 먹던 튀긴 돼지고기를 기대한 남편은 조금 딱딱하다며 실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