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방콕에서 새벽 비행기로 와 아침에 한국에 도착했다. 속이 좋지 않아 비행기에서 잠을 잘 못 자서인지 무척 피곤했다. 택시로 왔어야 했는데 버스로 오다 택시로 바꾸는 바람에 시간이 걸려 오자마자 씻고 점심 약속에 갔다. 이번 달 인문학 모임 책인 <정의란 무엇인가>를 오래전 읽은 후 다시 읽지 못하고 갔다. 앉아 있는 동안에도 졸음이 밀려와 3시 좀 넘어 집으로 왔다. 오한이 밀려오는 바람에 전기장판을 켜고 한 시간 남짓 자고 일어나니 한결 몸이 가벼웠다. 그래서 태권도에 갔다.
교수님은 한 달 동안 외국 출장을 다녀오실 예정이라 당분간은 안 계시고, 박 사범님을 비롯해 모두 와 있었다. 스트레칭과 체조를 간단히 하고 겨루기 발차기에 합류했다. 박 사범님이 겨루기 선수 출신이어서 한쪽에서는 품새 대회에 나갈 아이들이 홍 사범님과 품새 연습을 하고 다른 아이들과 나는 앞에서 미트 발차기를 했다. 돌려차기 후 뒤로 빠졌다가 돌려차기, 연속 돌려차기, 돌려차기, 뒤로 빠졌다가 돌려 차고 얼굴 돌려차기 등을 오른발 왼발 다섯 번씩 했다. 고등학생과 내가 번갈아가며 하느라 내 차례가 빨리 와서 엄청 숨이 찼다. 마치는 종이 나를 살렸다.
그 후에도 스쾃 50번, 의자 잡고 앉았다 일어나기 50번, 앉아서 다리 안으로 밖으로 돌리기, 마지막으로 플랭크까지 하고 나니 체력이 바닥났다. 계속 걷기만 하다가 운동하니 좋았다.
금요일, 도장에 갔더니 아이들이 개별 연습을 하고 있었고, 홍 사범님이 아이들 품새 영상을 찍을 준비를 하고 계셨다. 토요일에 있을 대회를 위한 것인가 보았다. 연습시간 동안 뒤에서 스트레칭과 체조를 했고, 아이들이 촬영을 할 때는 마음으로 동작을 따라 했다. 평소에 잘하던 아이들이 모두 보는데 혼자 하려니 쑥스러웠는지 웃느라 동작을 놓치기도 하고, 발차기하다 실수하기도 했다. 귀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얼마나 떨릴까? 내가 앞에서 한다면 외던 순서도 잊을 것 같아 아이들이 대단해 보였다. 아이들이 하는 동안 밸런스패드에 올라가 한 발씩 균형 잡는 걸 연습하고, 다리 찢기도 계속했다.
정리운동으로 스쾃 50번을 하고, 다음날 모일 아이들에게 준비물과 주의사항을 안내하신 후 수업을 마쳤다.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보는 것도 공부라 여기며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