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포인트
이 영화를 오래전에 어렴풋이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굉장히 무서웠던 것 말고는 장면들이 생각나지 않아 한번 더 보고 싶어 찾아보니 넷플릭스에 있어서 바로보기를 눌렀다. 배경이 베트남 인지도 잊었을 정도로 장면들이 생소했다. 알포인트에서 들려온 통신 신호에 실종자 수색을 위해 고국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던 몇 명의 군인들이 파견된다. 배가 아닌 비행기로 돌아간다는 달콤한 제의에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게 된 이들은 알포인트에서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만난다.
요즘 강철부대를 보면서 군인들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실전은 정말 처절한 것이고, 자유와 안위를 내려놓아야 하는 고통이 함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위와 낯섦 속에서도 본분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알 수 없는 일들을 맞닥뜨리면서 이들의 마음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평소에 좋아하던 배우들의 예전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고, 앞부분은 꽤나 코믹한 장면들도 있었는데 중반 이후부터 굉장한 공포가 찾아온다. 밤에 혼자 깨어 영화를 보면서 다시 잠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무서웠다. 우리나라의 최고의 공포영화 중 하나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미지의 장소, 고립된 이들, 그리고 변해 가는 동료들. 자신이 알고 있던 이가 예상치 않게 변하는 걸 목도하는 건 귀신의 등장보다 무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