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 재차의
조조 영화를 보고 왔다. 8시 15분 영화라 나 외에 두 명만 있었다. 공포, 미스터리라고 되어 있어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특히 제목이 정말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방법’이라는 말의 뜻을 찾아보니 평소에 사용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취하는 방식이나 수단’이라는 의미가 아니고 ‘주술을 쓴다’는 의미라고 나와 있었다. 원래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걸 보지 않아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영화 보기 전에 평이 그리 좋지 않은 걸 알고 가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아서인지 좀 엉성하고 연극 같이 과장된 부분들이 있긴 했지만 사회의 부조리한 단면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의미 있게 보았다. 돈과 권력을 가진 집단이 힘없고 약한 이들에게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뉘우치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났다. 처음에는 시체를 살린 나쁜 이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보다 보니 안쓰럽고 이해가 되었다.
특히 중범죄를 저지른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는 재벌 후계자에 대한 부분은 불법적인 이들을 하고도 법적인 벌을 받지 않는 일부 사건들을 떠올리게 했다. 대기업의 비리를 취재하지 않는 언론사와 독립 언론의 활약이 대조적으로 그려져 있다. 시체를 되살려 복수를 하거나 주술을 쓰지 않고도 정의가 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영화 속 여성들의 액션 장면이 멋있었다. 시체를 움직이고 주술을 사용하는 현실성 없는 내용의 영화이지만 곳곳에 웃음 코드나 통쾌한 부분들도 있어 아침에 영화관을 찾은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