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Aug 19. 2021

음악 친구

  코로나 중이라 삼삼오오 모여 연습할 수는 없지만 가끔이라도 만나 해 보고 싶은 곡 켜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그런 기회가 있는 인뮤직을 나는 사랑한다. 평일 날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날 중 하루, 대표님을 만나기로 했다. 사실 확정 지을 수 없는 게 코로나 중이라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운만 띄워 놓았다가 아침에 댁으로 출발하며 연락했다.


  차가 많이 막히지 않아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김밥을 사서 들어갔다. 서로 바쁜 일들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바이올린을 꺼내 들었다. 박물관 공연에 함께할 곡들을 맞춰 보고, 바흐 투 바이올린 2악장도 해 보았다. 예정에 없었던 일이라 생소한 악보로 했더니 틀리긴 했지만 함께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바흐 투 바이올린 3악장은 처음이었는데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하고 가서 박자기를 느리게 틀고 맞춰 보았다. 처음 맞추는 것인데 잘 맞을 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무대에서 하는 연주도 좋지만 이렇게 함께 음악을 나누는 것도 정말 값진 경험이다. 


  선생님이 오셔서 나는 방으로 가 레슨도 받았다. 다음 주 토요일 박물관 연주 때 할 곡들 중 여름 3악장이랑 여인의 향기, 바다가 보이는 마을 순서로 배웠다. 여름 3악장 할 때 빠른 속도 맞추느라 소리에 신경을 못 썼는데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을 말씀해 주셔서 정말 유익했다. 단단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활이 브리지 쪽으로 자꾸 가지 않도록, 그리고 일정한 속도로 소리를 고르게 낼 수 있도록 연습하라고 하셨다. 박자기를 느리게 틀고 박자를 잘게 나눠 연습한 후 속도를 점점 빠르게 하기를 권하셨다. 앙상블에서는 특히 박자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레슨이 끝나고 나서도 할 이야기가 남은 우리는 대표님이 사 오신 샌드위치를 먹으며 수다를 나눴다. 음식 먹을 때 빼고는 혹시라도 폐가 될까 봐 불편하지만 마스크를 내내 쓰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르클레어 투 바이올린과 바흐 투 바이올린 3악장을 조금 더 연습하고 나왔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아쉬웠던 마음이 컸는데 나오면서 생각하니 태권도 가는 날이었던 걸 잊고 있었다. 마지막 연습 날 빠져 금요일에 심사라 걱정이다. 하지만 아직은 태권도보다 바이올린이 더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예아리 박물관 인뮤직 앙상블 즐거운 연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