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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ug 01. 2021

예아리 박물관 인뮤직 앙상블 즐거운 연주

  7월 마지막 날 토요일, 방역 4단계임에도 박물관 연주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며칠 전에 1차이긴 하지만 백신을 맞아 마음이 조금은 편했다. 저번에는 부담 없이 참여했었는데 이번에는 비발디 사계 여름 중 빠른 3악장을 함께 하게 되어 매일 조금씩 연습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빠를 줄 몰랐고, 손가락 돌리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어 연습을 할수록 점점 걱정이 되었다. 처음에는 느리게, 나중에는 유튜브에 있는 영상을 틀어 놓고 맞춰서 연습을 했다. 당일 리허설로 바로 공연을 해야 해서 어느 정도의 빠르기일지 감을 잡을 수 없어 여러 빠르기를 각각 연습을 했다. 디토의 연주가 굉장히 빨라서 그 정도로 할까봐 걱정되었다. 다른 곡은 했던 곡들이고 쉬워서 사계만 연습했다.


  지난번 공연 때는 그렇게 먼 줄 모르고 시간을 맞춰 출발했더니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이번에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차를 타고 네비게이션을 찍었는데 전날 기름 넣고 갑자기 들어온 수도꼭지 모양의 계기판 그림이 아직도 떠 있어 인터넷에 찾아보니 엔진 경고등이라고 적혀 있었다. 카센터에 전화했더니 바로 와 보라고 해서 반대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자동차에 기기를 연결해 점검을 해 보니 다행히 엔진은 이상이 없고 배기가스 배출하는 곳에 있는 두 개의 센서 중 하나가 이상이 있고, 운행에는 지장이 없으니 다녀와 시간 될 때 다시 들르라고 하셔서 곧바로 출발했다. 차가 그리 많이 막히지 않아 1시간 반 전에 도착했다.


  악기를 꺼내 잠깐 연습을 하고 책을 읽고 있는데 연주자들이 한 분씩 도착하셨다. 이번에는 마이크 세팅을 하지 않아 준비가 금세 끝나고 바로 리허설을 시작했다. 비발디를 처음 맞춰 보는 것이어서 긴장되었다. 세컨 파트가 혼자 치고나가는 곳이 있다는 걸 와서야 알았다. 그럴 줄 알았으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건데 정말 아쉬웠다. 내가 하는 부분에서 속도가 떨어졌고, 나중에 영상을 보니 음정이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다음에 하게 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리허설이 끝나고 관객 분들이 너무 일찍 자리를 메워 15분 전에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연주는 순식간에 끝난 느낌이다. 먼 길을 다녀오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최고의 연주자 분들과 함께 공연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린이를 비롯한 가족 단위의 관객 분들도 좋은 시간을 보내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집보다 조금 가까웠던 부모님 댁에 들러 과일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다음 달에도 함께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또 어떤 곡들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조금씩 나아지길.



* 공연 영상

https://blog.naver.com/inmusic_blog/22245235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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