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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un 28. 2021

두 번째 거리 공연

한성 백제 박물관 로비 (서울365)

  토요일에 이어 주일은 한성 백제 박물관에서 두 번째 거리 공연이 있는 날이다. 일주일을 사이에 두고 두 번의 공연이지만 같은 곡으로 하기로 해서 부담이 없었다. 부모님 댁 근처여서 가는 길에 들르기로 했다.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추어탕을 사서 혹시라도 상할까 에어컨을 틀고 달렸다. 많이 막히지 않아 다행이었다. 오랜만에 부모님과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담소를 나누다 아버지는 색소폰을 불러 연습실 가시고(아버지는 색소폰 유튜버시다) 나는 엄마와 산책을 나갔다. 원래도 아빠가 연습하러 가신 동안 즐겨 걸으신다. 그동안 집에 갈 때 함께 외출한 적이 별로 없어 색다른 기분이었다.


  리허설 시간이 되어 근처 말랑이라는 연습실로 갔다. 차를 대기 좋은 곳이었다. 저번에는 찾기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일찍 대고 근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책을 잠깐 읽었다. (요즘 일주일간 공연을 세 번 하느라 태권도하면서 책 읽을 시간을 잘 내지 못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열심히 읽어야지) 리허설 시간이 길 거라 생각했는데 바로 다음 팀이 있어 자리를 비켜 드리는 바람에 곡을 다 맞춰 보지도 못하고 연주 장소로 이동했다.


  지난 주에는 주차장에서 내려 힘들게 밖으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지하 2층에 주차하고 바로 나가니 바깥이었다.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다른 팀이 공연하고 있었는데 각종 악기에 맞춰 노래를 정말 잘하셔서 많은 박수를 보내드렸다. 우리 차례가 되어 준비를 시작했는데 스피커가 너무 크고 마이크, 보면대, 마이크대, 키보드, 장구... 설치할 것과 물품이 너무 많았다. 노래하고 장구 치고, 키보드 치시는 분 남편께서 짐들을 차에 싣고 와 주셨다. 공연을 위해 너무 헌신적인 분들을 보며 감사함을 느꼈다.


  연주 후 많은 선과 스피커, 마이크, 보면대 등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정리하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조금 가다 보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원래 취소될 뻔했던 공연이었는데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비가 와서 다행이었다. 조금 일찍 내렸으면 악기와 전자 장비들에 안 좋았을 것이다. 거리 연주를 두 번 이어서 하면서 힘은 들지만 재미도 있었다. 앞으로도 한 달에 두 번 정도 같이 연주를 하자고 하셨다. 가족에게 조금 미안한 감은 있지만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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