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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Sep 20. 2021

보로딘의 새로운 발견

더 스트링스 현악4중주 정기연주회 (엘림 아트센터)

  며칠 전 앙상블 대표님께 연락이 왔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엘림 아트센터에서 이번 주에 함께 공연하실 악장님의 공연이 있는데 함께 가자고 하셨다. 초대인 줄 알고 그러겠다 했는데 알고 보니 내 표까지 구입을 하셨다고 했다. 너무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에 가는 길에 동네 빵집에서 차에서 드실 과자를 조금 샀다. 지난번에도 악장님의 공연을 한 번 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빈손이어서 이번에는 작은 꽃다발을 하나 준비했다. 가는 길 설레었다. 


  엘림 아트센터는 두 번째로 가는 것인데 가는 길이 막히지 않아 좋고, 주차장도 넓고 건물이 깨끗하고 쾌적하고 울림도 좋은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엘림에서 하는 다른 공연들도 자주 보고 싶다. 몇 년 전에는 금호아트홀에 자주 갔었는데 이제 없어지고 간혹 연세 금호로 갔었다. 그나마도 코로나 이후 거의 음악회를 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백신 2차까지 맞았으니 앞으로는 조심스럽게 보러 다니고 싶다. 


  사실 콰르텟보다는 피아노 트리오 공연을 좋아하긴 하는데 현악기만으로 엄청난 파워와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묘미가 있는 콰르텟도 멋지긴 하다. 이번 곡들은 첼로와 1 바이올린의 역할이 두드러지긴 했지만 2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가 탄탄했기에 더 멋진 공연이었던 것 같다. 악장님은 활이 어떻게 저렇게 붙어서 날아다니나 싶을 정도로 빠르면 빠른대로 느리면 느린 대로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야기에 쏙 빠지게 만들었다. 


  보로딘의 사중주는 처음이었는데 3악장이 너무 멋있어서 영상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보통은 시대별로 베토벤을 먼저 하고 보로딘을 나중에 했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베토벤을 인터미션 이후에 했다. 둘은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나는 변화가 많은 낭만 곡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연주가 끝나고 꽃다발을 드리고 사진을 찍었다. 집에 돌아왔는데 악장님이 이번 토요일 공연 후 대표님과 내가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하셨다고 한다. 이런 영광스러운 일이 있나. 쑥스럽고 미안하지만 너무 기대가 되기도 한다. 정상급 연주자 분과의 식사 자리라. 마다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분의 음악 인생을 들어보고 싶다. 한 주 동안 열심히 연습해서 토요일 예아리 박물관 공연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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