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체이탈자
분주한 가운데 퇴근길 잠시 여행 떠나는 기분으로 영화를 한 편 보고 왔다. 개봉 전부터 기다리던 유체이탈자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는 판타지 영화였는데 너무나 기발한 발상으로 영화 보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런데 요즘 영화는 정말 과격한 것 같다. 15세보다 더 높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영화관을 나왔다.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떠 보니 내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자신의 존재를 찾아 떠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어깨의 총상은 기억을 잃기 전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 이상한 것은 갑자기 또 다른 사람이 되어 다른 장소에 가서 앉아 있다는 사실. 이쯤 되면 정신을 잃을 것 같을 텐데 주인공은 그래도 침착하게 단서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영화에서는 가능한 소재가 외국에서 호평을 받고 먼저 수출되었다는 소식이 반갑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한 것인지 감탄하며 보았다. 사실 영화에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 좋았다. 풋풋한 시절부터 좋아했던 윤계상, 박용우와 보기만 해도 정겨운 박지환, 너무 예쁜 임지연 모두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묘사가 너무 리얼하고, 잔인한 장면이 많아 학생들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P.S. 조금 일찍 도착해 햄버거를 먹고 가려고 했는데 지갑을 두고 가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영화관에 들어갔다. 보는 내내 긴장되어 입이 타들어가고 배가 몹시 고팠다. 개인적으로 갈증과 허기로 기억될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