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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Feb 19. 2021

써야 할 것

브런치 하실래요 (복일경)

  얼마 전 출간하신 블로그 이웃으로부터 책을 선물로 받았다. 분홍 빛깔의 제목도 예쁜 ‘브런치 하실래요’다. 먹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얼마 전 작가로 등록하고 글을 쓰고 있던 에게 브런치는 ‘글쓰기, 책쓰기’ 책으로 바로 다가왔다.


  작가 미국에서 13년 동안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브런치에 글을 써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었고, 이 책은 두 번째 저서다.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오히려 출간을 생각하는 들이 접하기에 생생한 서바이벌 출간기로 개인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다고 했지만 글이 참 재미있고 정선되어 있다. 지금은 글쓰기 강사와 강연회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닌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다. 열정이 얼마나 사람을 변화시키는지 알 수 있다.


  그녀의 글쓰기 역사는 그리 짧지만은 않다. 원래 공모전이나 글쓰기 대회에 참가하여 여러 번 수상하였고, 부상으로 문화상품권을 많이 받아 책을 구입했다고 다. 엄마가 글을 쓰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돈을 버는 시간’으로 비취었다고 하니, 나의 취미적 독서와 글쓰기가 부끄럽기도 했다.


  브런치와 팟티에 글과 녹음파일을 올리면서 늘 누가 들을까, 누가 볼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블로그처럼 조금씩 독자가 생기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본문 중 이 부분을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92쪽의 내용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도 그 비결을 알지 못했던 가수 싸이처럼 김영하 작가도 어떤 작품이 독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예견하지 못했다. 그런 불확실함 속에서도 그 두 명은 계속 음반을 내고 소설집을 펴냈다. 마치 여러 개의 낚싯대를 드리우듯 끊임없이 노래하고 글을 쓴 것이다. 노래 한 곡 불러서 유명한 가수가 될 수 없듯이 한 권의 책으로 유명해진 작가는 없다. 만약 ‘명란 파스타보다 가치 있는 책’을 내고 싶다면 끊임없이 글을 쓰고 책을 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한 때 미국 생활에 관한 글을 연재하는 동안 산책을 하며 영감을 받았다는 부분도 도전이 되었다. 93쪽, “연재를 쓰는 동안 가장 많은 글감과 영감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산책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같이 집을 나섰다. 하지만 산책은 자연의 변화를 감지하고 심신을 정화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 산책을 나서기 전, 나는 연재의 주제만을 머릿속에 담고 출발했다. 그리고 거리를 걸으며 주제와 관련된 기사나 에피소드 등을 이리저리 생각했다. 그렇게 서두를 완성하고 글의 방향과 마무리를 지은 다음에야 비로소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산책 덕분에 두어 번을 빼고 매주 목요일마다 브런치 글을 연재할 수 있었다. 비록 연재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책에 수필의 종류와 성격에 대해 나오는 부분을 읽으며 막연히 수필과 에세이를 동일 시 했던 것에 대한 오류를 알게 되었다. 61쪽부터 63쪽에 나오는 부분을 요약해 보자면, 수필은 생활에서 직접 경험하고 생각한 것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 산문다. 글의 태도에 따라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뉘며 경수필은 미셀러니라 불리기도 다. 개인적인 몽테뉴적 수필다. 중수필이 바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체계적 논리구조와 객관적 관찰을 바탕으로 쓰이는 수필이며 문장이 깊이 있고 무거운 베이컨적 수필이라 불린다. 우리가 흔히 읽는 에세이는 결국 ‘미셀러니’라는 것다. 수필은 무형식이며 자기 고백적이고 관조적이며 사색적다. 비전문적이며 유머나 위트가 있고, 심미적이거나 철학적일 수 있다. 수필은 간결하고 소박하며 평이한 문장으로 쓰는 것이 보통이고 미문이나 감정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전에 비해 책을 쓰고 출판하는 일에 다양한 방법이 동원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그나 팟캐스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이 있고 전문적인 글쓰기를 위한 브런치, 씀, 어라운드, 퍼블리, 그리고 주문제작하여 출판하는 e퍼플, 부크크, 북랩의 특징과 차이에 대해 알게 되다. 두 번째인 이 책을 출판하기 위해 찾아본 출판사들에 대한 자료와 본인의 출판 및 홍보 경험이 자세히 담겨 있다. 오늘날에는 작가가 되는 것이 방에 앉아 책만 쓰는 것이 다가 아님을 실감했다. 홍보를 위해 작가 자신이 얼마나 부지런히 노력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지난한 과정을 겪어낸 저자가 무척 부럽다.


  이렇게나 쉽지 않은 출간. 왜 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얼마 전 다시 읽은 장석주님의 책 속 글이 떠오다. “책을 몇 권 더 쓴다고 인생이 달라지겠는가마는 아직은 써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도 아직은 쓰고 싶은 것과 써야 할 것들이 있나보다. 그게 무엇인지 알고 싶다.




* 위 글은 저자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느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podty.me/episode/15326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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