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쓰는 용기 (정여울)
사람들에게 지식과 용기를 주는 여러 저서를 쓴 정여울 님의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경어체로 쓰인 따뜻한 문장들 속에서 읽기와 쓰기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자신이 쓴 저서들을 예로 들고 있어 중간에 갑자기 바뀌는 예시문이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여울님이 영감을 얻는다는 책들이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검색으로 입력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아직 도전해보지 못한 <일리아스>를 괴로움과 함께 읽었던 저자는 이후 성장했으리라. 문학, 역사, 심리에 관심이 많고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그녀는 지금까지 수많은 유명 작가들의 책을 읽었다. 융, 프로이트, 아들러와 같은 심리학자의 책과 헤세, 카프카와 같은 유명 작가, 그리고 수전 손택, 니체, 발터 벤야민, 자크 라캉, 슬라보에 지젝 등 이름은 들었지만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작가들의 책과 고전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독특하게도 번역가들의 이름을 검색하여 책을 읽는 것이 멋지다. 사실 번역서들은 누가 번역했는가에 따라 같은 책이라도 읽는 재미가 달라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책 제목이 나를 다그친다. 책을 써야지 하면서 끝까지 쓰지 못하는 나에게 하는 말 같다.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좋지만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관찰한 것들을 손을 움직여 글로 기록하자. 그리고 용기 있게 끝까지 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