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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r 13. 2022

나이를 초월한 우정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퇴근길 영화를 한 편 보고 왔다. 사실은 배트맨을 한번 더 보고 싶었는데 새로 개봉한 영화가 있어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보았다. 얼마 전에 본 수학 드라마와 아주 조금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사실 그 드라마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일상 속 수학공식들이다. 드라마는 보다 말았지만 영화는 어쨌든 끝을 본다는 것이 좋다. 아주 조그마한 상영관에 혼자 앉아 보아 조금 무섭긴 했지만 나만의 상영관인 것 같아 좋기도 했다.


  대한민국 1퍼센트만 간다는 한 학교에 다른 친구들과는 조금 구별된 입학생들이 있다. 사배자라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일컫는 이 말이 아이들 사이에 공공연한 비밀로 이름 붙여져 따돌림을 당한다. 자신과는 레벨이 다르다는 생각에 배척되고 무시당하는 이들 중 한 명이 바로 주인공이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어렵게 사는 한지우는 자신과 동떨어진 세상 속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중학교까지는 상위권이었지만 주말 고액 과외를 받는 이 학교 친구들과 발맞추기가 어렵다. 그 와중에 속물근성 가진 담임선생님을 만나 전학 위기에 처한 그는 학교 경비원의 비밀과 함께 수학에 대한 비밀을 하나씩 풀어간다.


  영화의 내용이 신선하고, 수학자라는 주인공이 독특했다. 친구들의 따돌림 중에도 자신을 지지하는 한 친구를 만나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것이 좋았고, 사각사각 연필을 깎는 수학자의 노란 연필을 보며 연필 한 다스를 주문했다. 자유를 찾아 떠나온 이 땅에서 최대의 슬픔을 맞은 수학자에게 새로 나타난 인연은 굳게 닫힌 마음을 열 것인지?


  따뜻한 드라마 같은 영화라 보고 나오는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 부분이 조금 과하게 극적이긴 하지만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외경과 나이를 초월한 우정으로 기억될 영화다. 이과 출신이지만 수학에 까막눈인 나에게는 마냥 멋지게만 보이는 수학 풀이들…. 노란 연필을 사각사각 깎고 싶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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