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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r 27. 2022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영화 뜨거운 피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관심 있게 포스터를 보았다. 영화나 책이 내가 전혀 살아보지 않았던 삶을 간접 체험하게 한다는 면에서 한편 좋기도 하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소재인 셈이다. 영화 속에서만 보아 온 건달들의 세계가 이 영화에서도 그려진다. 혼자 먼저 봤다가 남편이랑 다시 한 번 보았다. 15세라고 되어 있는데 잔인한 장면들이 많아서 청소년은 안 보았으면 한다.


  “뭐하노.” 부산의 사투리가 영화 내내 나온다. 고향이 아래쪽이라 그런지 배우들의 사투리가 진짜인지 흉내인지 알 수 있다는 게 영화의 몰입도를 좌우하기도 하는데 그런 면에서 몰입도 최고였다. 나중에 찾아보니 희수 역의 정우는 부산이 고향이었고, 용강 역 최무성, 친구 철진으로 나온 지승현님, 아미로 나온 이홍내 배우 모두 경상도 출신이었다. 이들의 진한 사투리는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원작에는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궁금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바로 주문했다.


  사실 얼마 전 유튜브로 원작 저자 김언수님을 만났다. 그분 역시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셨다. 지금 그의 저서 ‘설계자들’이 세계 곳곳에 팔리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 그 책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의 원작자가 그 작가님이라는 걸 알고 너무 반가웠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센세이셔널하게 느꼈던 ‘고래’ 천명관 작가가 감독이라니. 그래서 영화 제작사가 고래 픽쳐스였나 보다. 영화 내내 재미있었지만 보고 나오면서 더 놀랐다.


  사실 영화 속 여러 장면들이 잔인하다. 그럼에도 좋았던 이유는 죽거나 승자가 되는 이분법적인 건달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너무 리얼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친구와의 우정은 대의명분 아래 그 무게가 달리 해석되고, 삶의 이유마저 잊어버린 후에는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다.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그런지 스토리가 탄탄하고, 멋진 대사가 많다.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대단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최무성님을 다시 보게 되어 그가 나온 영화들을 찾아보는 중이다. 누와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것 같으나 어린 친구들이나 잔인한 것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권하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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