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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pr 23. 2022

부담

영화 앵커

  퇴근길에 영화를   보고 왔다. 이번에도 제목만 보고 갔다. 시작 화면에 내가 좋아하는 배우 천우희가 나온다는  알고 기대가 되었다.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몰랐는데  내리는  장면이 유쾌한 영화는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가 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나운서를 따로 뽑기도 하나 앵커는 기자 출신의 뉴스 진행자를 말하는 것이라 서로 다르다는 것을 영화를 보며 알게 되었다. 뒤에 들으니 아나운서는 원고를 좀 바꾸거나 빠트릴 경우 질책을 받기도 하나 보다. 아나운서들은 써 주는 기사만 읽기보다 기자처럼 특종을 터뜨리고 싶은 마음이 있겠다. 영화 속 주인공 세나도 아나운서 출신 9시 뉴스 앵커다. 앵커 자리를 노리는 기자들의 견제를 항상 느끼는 그녀는 구관 분장실에서 혼자 맹연습을 하기도 하는 등 강박증이 있을 정도로 완벽을 추구한다. 그녀의 뒤에는 어머니의 지원이 있지만 마음 편하지만은 않은 과도한 기대가 부담을 더한다.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것 같다. 많은 이의 시선을 받는 앵커는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너무 잘하고자 하는 욕심과 현실의 한계가 부딪히면 정신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때로는 가족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죄책감과 함께.


  영화가 전체적으로 무거운 면이 있지만 내가 언젠가 책으로 쓰고 싶었던 심리 소설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관람했다. 세밀한 내면 연기를 잘하는 천우희 배우를 비롯하여 어머니 이혜영, 정신과 의사 신하균의 연기도 볼만했다.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없진 않았지만 이 영화가 상업영화 데뷔작이라는 감독의 미래가 기대된다.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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