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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pr 29. 2022

교수님의 독주회

  며칠 전 대학원 교수님의 독주회 소식을 듣고 시간을 비워 두었다. 오랜만에 뵙고 싶어서이다. 학우 중 한 명이 같이 가기로 했고 한 명은 일이 있어 저녁만 함께하기로 했다. 차로 가는 것보다 지하철이 시간 맞추기 좋을 것 같아 차를 놓고 출근했다. 버스를 놓쳤으나 역까지 멀지 않아 걸었다. 조금 덥긴 했지만 걷는 길 사람들이 사는 모습 구경아는 게 재미있었다.


  먼저 도착한 친구가 주문을 해 두어 곧 먹으며 회포를 풀었다. 그 친구도 학교에 있어서 같이 학교 이야기와 코로나 이야기 그리고 여행에 대해 나누었다. 둘 다 영어를 좋아해서 코로나도 끝나 가니 같이 잠깐 외국 다녀오면 좋겠다 생각했다. 요즘 원서 읽는 중이어서 반가웠다.


  지하철이라 꽃을 못 샀는데 음식점 바로 앞에 꽃가게가 있어 얼른 하나 사고 연주회장으로 갔다. 1분 늦었는데 이미 첫 곡을 시작해 맨 뒤에 앉아 들었다. 바흐의 곡이 이렇게 감미로웠나 싶었다. 두 번째 곡 전에 앞으로 이동했다. 많이 돌아다녀서인지 너무 잔잔했는지 베토벤 곡에서 조금 졸았다. 인터미션 때 같이 보기로 한 친구가 뒤에 있다 내 옆으로 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많이 들었던 곡이지만 들을 때마다 재미있다. 마지막 곡은 처음이었는데 도악이 많고 하이 포지션도 많아 엄청 어려워 보였다. 지금까지 들은 교수님의 연주 중 최고였다. 연륜이 느껴지는 강렬하고도 세련된 연주였다. 이렇게 멋진 곡이 있었구나. 우리는 환호를 보냈다.


  연주회가 끝나고 분장실로 찾아가 꽃을 전해드렸다. 오랜만에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대학원 다닐 때 연주 때마다 분장실에서 수다 떨던 생각에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앞으로도 건재하시길 응원하며 나왔다.


  너무 오랜만의 만남이라 차를 마시고 헤어지기로 해다. 그 친구가 속한 오케스트라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했다. 대학원 졸업생 앙상블 연주는 여러 사정으로 취소되었지만 작년에 미뤄진 교사 오케스트라 연습도 시작되었다. 인터파크 들어가니 연주회도 쏟아지고 있었다. 다시 음악회가 활기를 되찾기를, 많은 분들이 음악으로 위로받고 새 힘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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