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체육행사가 있어 6시간 내리 수업을 하고 바로 성폭력 예방 연수를 듣고 퇴근하고는 교사 오케스트라 연습에 갔다. 저번 주부터 연습을 시작했는데 이번 주에 처음 갔다. 매주 화요일에 모이는 걸 알면서 이 주 전엔가 연주회 예약을 했었다. 취소할까 하다가 연습 끝나고 바로 가면 두 번째 곡은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두었다.
7시 반쯤 연습이 끝나자마자 바로 달려갔는데 오랜만에 갔더니 연세 세브란스 병원과 대학교 들어가는 입구를 착각해 병원에서 계속 맴돌았다. 둘이 연결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건지 연결구를 못 찾은 건지 어쨌든 8시 10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20분이 넘어서야 도착했고, 생상의 곡이 이미 시작되어 밖에서 영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는 절대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때문에 예매한 건데 놓치다니 아쉬운 마음은 있었지만 영상으로나마 크게 보며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까지 여러 연주를 들었는데 연주하는 분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연주하는 게 신기했다. 이번 연주자는 빠른 부분은 굉장히 빠르고 날카롭게, 서정적인 부분은 끈끈하게 연주하셨다. 쓰고 보니 어감이 나빠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연주였고, 이렇게 하면 좋겠다 싶었다. 졸업 연주가 이번 학기가 아니라 2학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 곡이 콘서바토리 졸업연주회 곡이라 찾아다닌 것이다.
인터미션 때 드디어 안에 들어갔다. 맨 앞에서 세 번째 줄인가에 앉았는데 왜 베토벤 곡만 들으면 조는 것일까? 얼마 전 지도교수님 연주회에서도 베토벤 곡에서 졸았는데 이번에도 눈꺼풀이 너무 무거웠다. 여섯 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쉼 없이 돌아다니다 앉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연주가 끝난 후 ‘내 주를 가까이’를 앙코르로 연주하셨는데 정말 감동적이었다. 비브라토가 팔딱팔딱 튀는 물고기처럼 생동감 있었다.
나오면서 다음 바이올린 독주회 팸플릿을 몇 개 집어 왔다. 이제 화요일은 안 되겠고, 월, 수, 금은 태권도라 빼고 나니 토요일 연주 하나 남는다. 여기에서도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가 있다. 한동안 음악회 엄청 다닌 적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잠잠했다가 앞으로는 또 자주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