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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y 04. 2022

동은혜 바이올린 독주회

  어린이날 체육행사가 있어 6시간 내리 수업을 하고 바로 성폭력 예방 연수를 듣고 퇴근하고는 교사 오케스트라 연습에 갔다. 저번 주부터 연습을 시작했는데 이번 주에 처음 갔다. 매주 화요일에 모이는 걸 알면서 이 주 전엔가 연주회 예약을 했었다. 취소할까 하다가 연습 끝나고 바로 가면 두 번째 곡은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두었다.


  7시 반쯤 연습이 끝나자마자 바로 달려갔는데 오랜만에 갔더니 연세 세브란스 병원과 대학교 들어가는 입구를 착각해 병원에서 계속 맴돌았다. 둘이 연결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건지 연결구를 못 찾은 건지 어쨌든 8시 10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20분이 넘어서야 도착했고, 생상의 곡이 이미 시작되어 밖에서 영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는 절대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때문에 예매한 건데 놓치다니 아쉬운 마음은 있었지만 영상으로나마 크게 보며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까지 여러 연주를 들었는데 연주하는 분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연주하는 게 신기했다. 이번 연주자는 빠른 부분은 굉장히 빠르고 날카롭게, 서정적인 부분은 끈끈하게 연주하셨다. 쓰고 보니 어감이 나빠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연주였고, 이렇게 하면 좋겠다 싶었다. 졸업 연주가 이번 학기가 아니라 2학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 곡이 콘서바토리 졸업연주회 곡이라 찾아다닌 것이다.


  인터미션 때 드디어 안에 들어갔다. 맨 앞에서 세 번째 줄인가에 앉았는데 왜 베토벤 곡만 들으면 조는 것일까? 얼마 전 지도교수님 연주회에서도 베토벤 곡에서 졸았는데 이번에도 눈꺼풀이 너무 무거웠다. 여섯 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쉼 없이 돌아다니다 앉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연주가 끝난 후 ‘내 주를 가까이’를 앙코르로 연주하셨는데 정말 감동적이었다. 비브라토가 팔딱팔딱 튀는 물고기처럼 생동감 있었다.


  나오면서 다음 바이올린 독주회 팸플릿을 몇 개 집어 왔다. 이제 화요일은 안 되겠고, 월, 수, 금은 태권도라 빼고 나니 토요일 연주 하나 남는다. 여기에서도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가 있다. 한동안 음악회 엄청 다닌 적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잠잠했다가 앞으로는 또 자주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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